지난 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375만 7,049대의 차를 생산해 국내와 세계 각국에 팔았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글로벌 5위의 지위를 지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 강남훈)는 2일, '2022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작년 생산대수는 전년대비 8.5% 증가했다. 2016년 이후 6년 연속 지속된 생산 감소에서 벗어나 상승 전환했다.
2022년은 세계 자동차 생산도 전년대비 5.4% 증가한 8,497만대를 기록했다. 러-우 전쟁 영향과 반도체 부족 지속 같은 악재에도, 하반기 이후 반도체 공급병목이 완화되면서 생산이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2019년 9,260만대)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치 못했다.
글로벌 TOP 10 자동차 생산국은 중국 미국 일본 인도 한국 독일 멕시코 브라질 스페인 태국 순으로 전년에 비해 순위변동은 없었다. 글로벌 생산량이 톱3에 집중된 현상도 여전했다. 중국 미국 일본의 톱3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52.8%를 차지했다.
특히 1위 중국은 내수 회복과 사상 첫 수출 300만대를 돌파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전년대비 3.6% 증가한 2,702만대를 생산했는데, 14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2위 미국은 고금리 등에 따른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던 신차재고 수준으로 인해 생산은 9.4% 증가한 1,002만대를 기록했다. 3위 일본은 반도체 칩 쇼티지 지속으로 일본 주요 메이커들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4년 연속 생산이 감소했다. 전년대비 유일하게 0.2% 감소한 738.5만대를 전망하고 있다.
2021년 4위에 올라선 인도는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년대비 24.1% 증가한 545.6만대를 생산해 작년에도 글로벌 4위를 지켰다. 인도의 약진에는 내수 시장의 확대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인도는 내수판매가 전년대비 25.7% 상승한 472.5만대로, 일본을 제치고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됐다.
2022년 국가별 자동차 내수 순위(잠정)는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인도, 4위 일본, 5위 독일, 6위 브라질, 7위 영국, 8위 프랑스, 9위 한국 순이다.
생산순위 5위 한국은 6위 독일과의 격차가 1.4만대에 불과할 정도로 좁혀졌다. 독일은 2017년 이후 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9.2% 증가한 374.3만대를 기록했다. 독일의 회복 속도가 우리나라 보다 다소 빨랐다.
KAMA 관계자는 "국가별로 중국·인도 등 신흥국은 약진한 반면, 선진국은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5위를 유지하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석했다.
국가별로 회복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전동화 전환 속도는 전세계 공통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평도 덧붙였다. 경쟁국들의 전기차 생산비중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신흥국들도 전기차 생산 투자 유치에 노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참고로 전기차(EV+PHEV) 생산비중은 중국 26.1%, 독일 25.4%, 스페인 12.1%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 10.5% 수준이다.
KAMA 강남훈 회장은 “팬데믹 이후 자국 우선주의는 더욱 강력해지고, 중국·인도·멕시코 등 신흥국들은 풍부한 잠재수요,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 생산의 중심지로 급부상해 생산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 그 동안 우리의 기존 생산설비와 숙련인력, 부품경쟁력 등의 이점을 이용해 국내에 투자했던 다국적 기업들이 대규모 비용이 수반되는 전기차 전환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