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부터 대역전극을 쓴 서울 SK 나이츠 전희철 감독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SK는 2일 일본 도치기현 우츠노미야 닛칸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챔피언스위크 B조 1차전에서 홍콩팀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를 92-84로 꺾었다.
이날 SK는 3쿼터 중반 18점 차까지 끌려갔지만, 막판 뒷심을 자랑하며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드래곤즈는 한국가스공사에서 뛰었던 앤드류 니콜슨(35점 15리바운드)과 NBA 출신 마일스 포웰(25점 8어시스트)을 앞세워 밀어붙였으나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김선형(22점 7어시스트)의 기동력과 자밀 워니(30점 18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힘이 더 강했다.
SK는 4쿼터 초반 연속 득점으로 역전한 뒤로 다시는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드래곤즈도 헤이든 블랭클리를 투입하며 SK의 속도를 따라가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SK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대회 첫 경기를 장식했다.
경기 후 전희철 감독은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주력 선수 한 명(최준용)이 부상으로 참여하지 못했고, 점수 차가 벌어질 때 우리의 장점을 하나도 못 보여줬다. 그래도 장점만 나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라며 "우리 장점인 스피드가 붙으면서 공격이 잘 이뤄졌다. 어려운 경기였다. KBL을 대표해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 감독은 "KBL에서 29점을 뒤집은 적도 있다. 우리는 후반이 강하다. 스피드를 살린다면 18점도 큰 점수 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차곡차곡 따라갈 수 있는 점수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 감독은 KBL에서와 달리 외국인 선수 워니와 리온 윌리엄스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었다. 어땠는지 묻자 그는 "1쿼터에 뻑뻑했다. 중간중간 공간을 벌려달라고 주문했는데, 공간도 좁아졌다"라면서도 "영리한 선수들이라 본인들이 해야 할 역할을 해줬다. 공간을 잘 활용해주면서 좋아졌다. 적응이 필요하긴 했지만, 경기를 하면서 4쿼터에 더 효과가 나왔다"라고 답했다.
또한 전 감독은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상으로만 봤던 팀들이라 직접 경기해보면서 하프타임 때도 전술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라며 "점수가 더 벌어졌을 때 우리 수비 전술, 공격의 문제라기보다는 상대가 워낙 빠르게 잘 슈팅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처지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 감독은 니콜슨에 관해 "작년에 리그에서 봐서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있었다. KBL에서와는 다른 선수 조합으로 경기를 하다 보니 상대하기 버거웠던 게 사실"이라며 "우리가 스위치 디펜스로 대처했다. 35점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부분을 잘 커버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팀 패배를 막지 못한 니콜슨은 "어려운 경기였다. 감독님 말씀처럼 우리가 경기를 길게 가져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하는 경기였다. 내일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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