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70) 이사장도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줄 몰랐다.
제35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2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HW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차범근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들에게 시상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신임 대표팀 감독에 관해 짧게 이야기했다.
차 이사장은 "그 감독을 평가하는 것이 누가 될 것 같다. 클린스만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경로로 한국을 선택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차범근 이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말 몰랐다. 아들(차두리)과 엮여 당황스러웠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소식에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7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독일 출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연봉은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다음 주 중으로 입국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시작한다.
공식 발표 바로 다음 날인 2월 28일 KFA의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독일 매체 '키커'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달 22일 "클린스만과 한국 대표팀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차두리를 통해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차두리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자회견서 뮐러 위원장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기술연구그룹(TSG)으로 참가했다"며 "모든 경기를 평가하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축구에 특히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두루뭉술한 답을 뱉었다.
이어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TSG 일원으로 함께 활동한 차두리 이야기를 꺼내며 "두 사람이 같은 호텔을 사용하면서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대화를 나눴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 대화 주제는 축구였지 않을까 한다. 한국 축구에 대해서도 많은 걸 물어본 걸로 알고 있다"라는 추측성 답을 내놨다.
뮐러 위원장은 "누구의 추천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도 "처음부터 백지상태에서 시작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한 KFA의 명확한 답변이 없는 상황, 차 이사장은 "여러 가지 클린스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한 뒤 "우선 왔으니 잘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친구(클린스만)한테도 좋고 우리한테도 좋지 아니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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