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지만 일단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는 채워졌다. 새 사령탑에게 내려진 당장의 과제는 선수들과 첫 발을 잘 내딛는 것이다. 과거 한국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 슈틸리케 전 감독(69)이 조언을 건넸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1일(한국시각) 독일 스포츠매체 ‘스포츠버저'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 내 손흥민(31, 토트넘)의 존재를 대단히 높게 평가하며 그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이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단 의미다.
앞서 지난 달 2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클린스만 사령탑은 슈틸리케 전 감독(2014∼2017년)에 이어 2번째 독일 국적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다.
오는 8일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땅을 밟는다. 이후 이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데뷔전으로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이기에 해외파 선수 차출이 가능하다.
‘한국 축구 부동의 에이스’ 손흥민이 이번 평가전 준비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첫인사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 둘 사이엔 '연결고리'가 있다. 두 사람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구단 토트넘의 과거와 현재에서 ‘전설’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과거 클린스만은 1994년 모나코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한 시즌(모든 대회 통틀어 50경기 소화, 29골 기록)을 뛰었고 1997년 땐 반 시즌 삼프도리아에서 임대돼 토트넘을 찾은 바 있다. 당시 16경기에 나서 9골을 넣었다. 짧게 짧게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 토트넘 ‘레전드’로 남아 있다.
토트넘 팬 페이지 ‘스퍼스웹’이 “클린스만과 ‘또 다른 토트넘 전설’ 손흥민이 연결됐다.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이젠 사제지간이 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과거 한국을 이끌 때 손흥민을 지도한 바 있다. 그는 “손흥민에겐 다른 스타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가 없으면 한국의 공격은 마비된다”며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외에서 뛰는 손흥민은 독일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클린스만호와 작업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굉장히 잘 자란 선수”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실력과 더불어 리더십 측면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손흥민과 클린스만 감독 간 매끄러운 호흡이 ‘클린스만호’가 건재함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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