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경험은 분명 도움 될 것이다. 또 최고 수준의 통역사를 써라.”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69) 전 감독이 ‘새 얼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에게 건넨 조언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1일(한국시각) 독일 스포츠 미디어 ‘스포츠버저'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신임 감독에게 필요할 것 같은 말을 건넸다.
앞서 지난 달 2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2014∼2017년)에 이어 2번째 독일 국적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 됐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이날 “이번 계약과 관련해 클린스만과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아내와 3년 가까이 살았던 수도 서울과 한국에 대한 기억은 한결같이 긍정적이다”고 운을 뗐다.
계약과 관련해 주고받은 말은 없지만 클린스만과 슈틸리케는 친분이 있다. 이에 슈틸리케 전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한국 지도자 생활’ 팁을 언론을 통해 건넸다.
그는 한국 축구 스타일에 대해 “남북한 사이에 평화 협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끊임없이 경계하는 분위기가 깔려있다. 이는 축구에도 녹아져 있다. 규율, 의지, 조정, 강인함과 같은 요소들이 (한국 축구에) 자리하고 있어 수비는 꽤 잘한다. 그러나 공격에 있어 창의성, 위험 감수 부분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K리그에 대한 관심도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국내 리그 인기는 그리 많지 않다. 현대, 삼성 등 축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대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구단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열정은 정반대라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팀 마케팅은 광범위하게 잘 이뤄지고 있다. 이번 2022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로 또 한 번의 상승세를 이뤘다”이라고 전했다.
한국 축구의 잠재력에 관해선 “(성장)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일할 당시 젊은 축구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은 그들의 학교와 대학의 손에 달려 있었다. 대학에서 이웃 국가, 주로 일본으로 이주한 재능 있는 젊은이들은 볼 수조차 없었다. 협회 측의 젊은 인재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가 분명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프로 세계에선 풍부한 경험을 통해 얻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관한 한 유럽이나 미국과는 많이 것이 다를 것이다. 그런 경험은 현장에서만 할 수 있다”며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린스만이 한국과 얼마나 어울릴 것 같냐는 질문엔 “세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대표팀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다. 물론 몇 번의 친선 경기는 망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아에서 선두 국가가 되고 싶어 한다. 이에 경쟁 경기에서 모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높은 요구 사항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클린스만이 매우 의지가 강하고 야심에 차 있는, 극도로 훈련된 선수단을 만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통역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고 힘줘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말할 수 없는 언어를 가진 나라에서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통역사다. (통역사는) 최고 능력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 문제에서도 클린스만을 도와야 한다. 국내외 선수들의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과 사고방식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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