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뭉실했던 기자회견...명확했던건 '메시 대신 벨링엄 뽑은 이유' 하나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3.01 12: 18

"감독님이 떠났기에 제가 했다. 벨링엄을 선택한 것이 맞다." 유일하게 정확하고 명확했던 대답이었다.
마이클 뮐러(58)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59)만 감독 선임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 '선장'에 관한 기자회견이기에 수많은 기자가 몰렸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과 구체적인 계약 이유, 클린스만 감독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에 관해 질문받았다.

[사진] 주드 벨링엄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선임 이유에 대해 전문성, 감독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능력, 환경 적응력의 5가지 기준을 충족했고 "인간적인 부분을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크게 우려스러운 부분은 전문성 측면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브 감독에게 전술 체계를 사실상 일임했고 자신은 미국에서 보고를 받는 '재택 근무' 형식으로 일을 처리해 논란이 됐다. 
당시 대표팀 수비수 필립 람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할 때는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 선수들끼리 어떻게 뛸지 이야기하기 위해 경기 전 따로 모여야 했다"라며 이 부분을 비판했다.
[사진]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러한 지적에 뮐러 위원장은 "축구는 전술이 다가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야 하기도 하며 스타 플레이어를 관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팀워크를 이루는 종목"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뒤이어 "전술적인 부분도 강점이 있다"라며 말을 바꾸는 등 일관되지 못한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확답하지 못한 질문은 또 있다. 한국 상주 관련 계약 조건에 대해 묻는 말에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확실한 것은 5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고 한국에서 지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는 것"이라고 돌려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묻는 말에는 "처음부터 백지상태에서 시작했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1월 12일 61명의 후보군을 선정했고 18일부터 23명의 접촉 계획을 세웠다. 26일까지는 5명으로 압축했다. 30일부터 2월 1일까지는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모든 내용을 공유하고 2월 27일 감독을 선정했다"라는 타임라인만을 말했다.
또한 "2022 월드컵에서는 클린스만이 기술연구그룹(TSG)으로 참가했다. 차두리도 현장에서 TSG에 함께 참여했다. 도하에서 함께 머물렀다고 알고 있다. 두 사람이 한 호텔에서 머물며 같은 프로젝트에서 일했기에 대화가 많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라며 명확하지 않은 답을 내놓았다.
두리뭉실한 대답 중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답변을 한 질문이 있다. 바로 28일 새벽에 진행된 '2022 더 베스트 국제축구연맹(FIFA) 풋볼 어워즈' 투표와 관련한 질문이었다.
'올해의 선수상'은 각 나라 대표팀 주장과 감독, 미디어, 팬 투표 결과를 합산해 수상자를 가린다. 투표 당시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이었기 때문에 뮐러 위원장이 대신 투표를 진행했다.
[사진] 리오넬 메시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의 선수상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36, PSG)였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직접 우승으로 이끌었다. 2위는 결승전에서 메시와 맞붙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한 킬리안 음바페, 3위는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2022 발롱도르를 수상한 카림 벤제마였다.
하지만 뮐러 위원장은 의외의 인물들에게 표를 줬다. 1순위에 주드 벨링엄(20, 도르트문트), 2, 3순위에는 엘링 홀란(23, 맨시티)과 아슈라프 하키미(25, PSG)다. 
벨링엄에게 표를 준 이유를 묻자 뮐러 위원장은 크고 단호한 목소리로 "제가 했다. 감독님이 떠났기에 제가 했다. 벨링엄을 선택한 것이 맞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메시보다 벨링엄이 더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진지한 표정으로 "메시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벨링엄은 20살이며 현대 축구 선수가 보여줘야 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득점 찬스를 만들며 전환 장면에서 수비에 기여하는 부분도 많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뮐러 위원장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한 유일한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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