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4년 성과, 다시 원점으로?..."클린스만호, WC 포르투갈전 역습처럼 단순하고 빠르게"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3.01 07: 12

위르겐 클린스만(59) 차기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은 역습 축구를 선호하는 모양이다. 
마이클 뮐러(58)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어 갈 한국 축구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자회견 중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철학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이 철학을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에 확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을 대표팀에 주입하려 노력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다. 선수 발탁부터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특유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전술까지 일부 전문가, 몇몇 팬들은 ‘이게 월드컵과 같은 최고 수준의 대회에서도 통하겠느냐’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표했다.
실제로 우리는 아시아 2차 예선,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비교적 약팀을 만나 상대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같은 강호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의 뚝심은 통했다. 월드컵에서도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고 결국에는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대한민국도 주도적인 축구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증명한 셈이다.
뮐러 위원장이 이야기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은 벤투 감독의 '주도하는 축구'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뮐러 위원장은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에 "각각의 사람이 가진 개성과 인간적인 면모가 다르다. 팀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어떤식으로 선수들과 만나 풀어갈지도 기대된다. 누군가의 스타일을 흉내내거나 따라가는 것이 아닌 한국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다른 팀이나 감독을 흉내내는 것은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낼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스타일보다는 각각의 경기 국면에 대해, 현대 축구에서 공을 가졌을 때, 가지지 않았을 때, 공격에서 수비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이 4가지 국면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의 4가지 국면'을 설명했다.
뮐러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떠난 이후 앞을 내다보며 미래를 생각하고 싶었다. 미래에 기대하는 것은 더 많은 골 찬스와 더 많은 득점"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더 단순히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전을 생각해보면 역습으로 득점했다. 쉽고 단순하고 빠른 득점을 더 기대할 수 있다"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역습'에 초점 맞춰 이야기했다.
다시말해 벤투 감독의 '주도하는 축구'를 이어갈 계획은 구상에 없다는 말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문성 측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브 감독에게 전술 체계를 사실상 일임했고 자신은 미국에서 보고를 받는 '재택 근무' 형식으로 일을 처리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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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표팀 수비수 필립 람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할 때는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 선수들끼리 어떻게 뛸지 논의하기 위해 경기 전 따로 모여야 했다"라며 이 부분을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에 뮐러 위원장은 "축구는 전술이 다가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야 하기도 하며 스타 플레이어를 관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팀워크를 이루는 종목이다. 전술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기장 안에서 보여지는 다이나믹한 부분, 멘털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클린스만이 '매니저형' 감독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클린스만 감독 역시 전술적인 부분도 강점이 있다. 수석 코치, 한국인 코치들과는 협상 중이며 확인 중이다. 감독님과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스태프 구성은 목요일(3월 2일) 클린스만 감독과 만나 이야기할 생각"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강점을 가진 감독이라며 말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2020년 헤르타 BSC 베를린을 10주 간 지휘한 이후로 3년 동안 커리어에 공백이 있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한국 축구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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