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그러나 해외 언론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주 중 입국해 태극마크를 달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은 내달 24일 울산서 열리는 콜롬비아와 친선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어 28일 우루과이와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지휘봉을 잡자 전 세계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출신인 만큼 기대감이 높을 법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 수장으로서 성공한 경력을 지녔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전차군단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3위까지 올랐다. 우승에 이르지 못했지만 '녹슨전차'라는 비아냥을 듣던 독일의 명예를 되찾았다.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는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16강에 진출했다. 월드컵 성적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는 한국팀에는 나쁘지 않은 성과다.
하지만 유럽 언론들은 장점과 함께 단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영국 'BBC'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헤르타 시절 불과 10주 만에 지휘봉을 놓았다. 3년 전 일"이라고 돌아봤고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그의 5번째 감독 경력이다. 독일과 미국 대표팀과 달리 뮌헨에선 10개월, 헤르타에선 3개월 만에 계약이 끝났다"고 덧붙였다. 대표팀과 달리 클럽에서는 인정받기 힘든 경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전문성 측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브 감독에게 전술 체계를 사실상 일임, 자신은 미국에서 보고를 받는 형식으로 일을 처리해 논란이 됐다.
당시 대표팀 수비수 필립 람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할 때는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면서 "선수들끼리 어떻게 뛸지 논의하기 위해 경기 전 따로 모여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실전 경험도 문제다. 2019년 헤르타 베를린(독일)에서 사임한 뒤 3년 동안 공백기를 거쳤다. 헤르타에서 10주도 없었다는 점을 되새긴다면 사실상 2016년 11월 미국 대표팀을 떠난 이후 6년 이상 현장을 떠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도 클린스만 감독은 돌발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이나 말로 비판을 받았다. 헤르타를 떠날 때 갑자기 소셜 미디어로 사임을 통보해 팬들까지 황당해 하는 상황이 있었다. 협회나 구단, 심지어 선수를 비난하면서 불화를 겪기도 했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클린스만은 세대교체에 있어 단호했다. 지도자 첫 부임이었던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독일 골키퍼 전설 올리버 칸 대신 옌스 레만을 주전 골키퍼로 세웠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리고 루카스 포돌스키, 필립 람 등 신예들을 발굴, 기존 미하엘 발락,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과 조화를 이뤄냈다.
미국 대표팀 시절에도 마찬가지. 1부 리그인 메이저리그사커(MLS)는 물론 2부, 대학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까지 적극 발탁했다. 그리고 비록 미국축구협회, MLS 사무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 유럽 진출을 적극 장려하기도 했다. 또 사기진작을 잘해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북돋는다는 평가가 있다.
이런 점을 볼 때 한국 대표팀도 클린스만 체제에서 세대교체가 필수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마요르카)을 비롯해 이동준(전북 현대), 엄원상(울산현대) 등 기존에 뽑혔던 선수 외에도 새로운 선수 발탁에 기대를 걸어도 될 수 있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K리그1은 물론 K리그2 등을 관람한다면 국내리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기존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김민재(나폴리) 등 베테랑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물론 눈치 보지 않고 세대교체도 단행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콜롬비아와 우루과이전에 앞서 발표할 대표팀 명단에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이름이 올라 있을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