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개막 라운드 베스트골로 선정되지 않을까. 임상협(36, FC 서울)의 상암벌 데뷔전은 환상 감아차기로 남을 것 같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임상협과 김주성의 골을 앞세워서 2-1으로 승리했다.
명가 부활을 노리는 서울은 최근 상대 전적서 밀리던 인천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을 신고했다. 반면 지난 시즌 4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앞두고 있는 인천은 더비서 아쉬움을 맛봤다.
서울은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격진서 수준급 멤버를 대거 보강했다. 김경민, 윌리안에 국가 대표 공격수 황의조를 임대 영입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팀의 버팀목이 됐던 일류첸코, 나상호에 박동진, 김신진 등 기존 멤버들도 건재했다.
이런 초호화 멤버가 반영이라도 된듯 4-4-2로 나선 서울은 일류첸코-윌리안이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하면서 작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나 기대를 모은 것은 국가 대표 공격수 황의조의 상암벌 데뷔. 경기 전 선수 소개에서도 팬들의 환호가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날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하자 주인공은 임상협이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측면에 배치됐던 임상협은 특유의 양발과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인천을 괴롭혔다. 전반 17분 좋은 위치서 프리킥을 얻은 임상협은 곧이어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서울의 공세를 이끈 임상협은 전반 30분 상대 박스 앞에서 수비수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기가 막힌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을 갈랐다. 골키퍼 김동현이 꼼짝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골문 모서리를 향한 슛.
공격에서 빛난 임상협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1988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서 인천의 맹공을 저지했다.
임상협은 2-1로 쫓기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 투혼 넘치는 플레이로 공을 지켜낸 이후 서울 팬들에게 환호를 유도했다. 이를 본 서울 팬들은 큰 목소리로 그에게 호응했다.
자유 계약(FA)으로 합류한 임상협은 이날 벤치에 있던 일류첸코를 대신해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그에 대한 서울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알 수 있었던 부분.
주장 완장을 차고 최고의 상암벌 데뷔전을 마친 임상협이 서울서 어떠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의 진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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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