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2023시즌이 겨울잠을 마치고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에는 1라운드부터 화려한 골폭죽을 볼 수 있을까.
하나원큐 K리그1 2023시즌이 25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해 10월 말 길었던 한 시즌을 마무리한 뒤 4달 만이다.
우승 후보 1순위에 빛나는 양 팀의 맞대결 뒤로도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진다. 서울과 인천이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인 더비'를 펼치고, 같은 시각 지난 시즌 가까스로 생존한 수원과 K리그2를 제패하고 올라온 광주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다음 날인 26일 오후 2시에는 포항과 대구가 포항스틸야드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제주와 수원FC 역시 같은 시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른바 '윤빛가람 더비'를 선보인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2년 전 악연으로 얽힌 대전과 강원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만나 K리그1 개막전을 마무리한다.
한 시즌을 시작하는 첫 경기인 만큼,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다. 울산에는 3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운집할 예정이며, 서울도 2만 명 수준의 관중을 예상하고 있다. 대전과 수원에도 각각 15000명과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모여들 전망이다. 포항 역시 골대 뒤 홈 응원석이 일찌감치 매진되며 흥행을 예고했다.
팬들의 눈을 가장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이른바 '축구의 꽃'인 득점에도 관심이 모인다. 승리를 부르기 위해서는 단단한 수비가 더 중요하다지만, 관중을 경기장으로 부르는 데는 역시 화끈한 공격만한 것이 없다.
작년 2022년은 저득점의 해였다. 지난 시즌 K리그1는 전체 228경기에서 590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평균 2.59골을 넣었다. 아주 적은 수치라고 할 순 없지만, 이는 최근 7년간 2021년(563골)에 비해 두 번째로 가장 적은 득점 수다.
그마저도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뽐내준 덕분이었다. K리그1 12개 팀은 지난 시즌 전체 580골의 기대득점 가운데 577골을 터트렸다. 2021시즌 전체 607.8골의 기대득점 중 542골만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결정력이 얼마나 빛났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개막전에서는 득점 가뭄이 더욱더 두드러졌다. 추운 날씨 탓이었을까. 1라운드 총 6경기에서 터진 골은 9골에 불과했다. 3골 이상 터트린 팀은 포항 단 하나였고 수원FC와 대구, 수원 삼성, 제주, 울산, 김천, 성남 무려 7개 팀이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올해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들 믿는 구석은 있다. 울산은 지난 시즌 17골을 터트린 주민규와 스웨덴 국가대표를 노크하고 있는 루빅손을 영입했다. 전북 역시 '월드컵 스타' 조규성을 지켜냈고, 아마노 준과 하파엘 실바, 안드레 루이스를 새로 품었다.
서울은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임대로 데려왔고, 인천은 돌격 대장 제르소와 K리그1 최고 미드필더 신진호를 손에 넣었다. 포항과 대구, 제주도 각각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제카, 에드가, 헤이스를 영입하며 공격진을 보강했다. 이승우, 김현, 라스 등 기존 공격수를 모두 지켜낸 데다 윤빛가람까지 합류한 수원FC는 말할 것도 없다.
강원은 큰 보강은 없지만, 지난 시즌 12골 13도움을 터트린 김대원과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양현준이 버티고 있다. 수원 삼성은 오현규를 잃었으나 203cm 장신 공격수 뮬리치와 측면에 파괴력을 더해줄 아코스티를 품에 안았다.
승격팀 광주와 대전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아예 "1골을 넣으면 2골을 넣기 위해, 2골을 넣으면 3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공격 앞으로'를 외쳤고, 이민성 대전 감독도 "수비적으로 한다고 해서 잔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2부에서처럼 물러서지 않고 부딪쳐보려 하고 있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상 12개 팀 모두 공격적인 축구를 다짐한 셈이다.
이제는 경기장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을 12개 팀이 과연 어떻게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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