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대한축구협회와 협상 없었다".
키커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의 후임 자격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축구의 레전드 공격수로 현역 시절 A매치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기록했다. 특히 1994 미국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상대로 멀티골을 넣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나쁘지 않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3골을 터뜨려 조국 독일의 우승을 이끌었다. 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맡아 2013년 골드컵 정상에 올려놨고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도 이뤄 냈다.
클럽팀 성과는 없다.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고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에 오른 뒤 구단과의 갈등 끝에 77일 만에 사퇴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엔 카타르월드컵 때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최근 6년 동안 직접 팀을 이끈 경험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과 최종 협상을 펼치는 가운데 다른 감독 후보들과 제대로 된 협상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나오기 전 이름이 거론됐던 후보 중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과는 협상이 없었다. 축구계 관계자는 "모레노 감독은 한국과 협상 소식에 대해 깜짝 놀랐다. 모레노 감독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직접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라 플로리다 유스팀 감독을 시작으로 꽤 오랫동안 유소년 지도자 경력을 쌓았던 모레노 감독은 AS로마(이탈리아), 셀타비고, FC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보좌했다.
엔리케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떠나 스페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 모레노 감독도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함께 했다. 엔리케 감독이 가족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에는 잠시나마 스페인 감독을 맡기도 했다. 약 8개월간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며 7승 2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이 복귀하자 모레노는 팀을 떠났다.
관계자는 "모레노 감독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의 A 대표팀 감독도 한국행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협상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 지역이지만 월드컵 출전이 가능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지원자도 굉장한 상태였지만 접촉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는 지도자도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