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철기둥' 김민재(27)를 바라보는 소속팀 나폴리의 마음은 뿌듯함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이탈리아 '칼치오 나폴리 1926'은 23일(한국시간) 나폴리가 칼리두 쿨리발리(32, 첼시) 대체자로 영입된 김민재를 바라보던 당시 싸늘했던 분위기와 현재 김민재를 향해 넘쳐나는 애정어린 시선을 비교해 관심을 모았다.
김민재는 한국(전북 현대)에서 2019년 중국(베이징 궈안), 2021년 튀르키예(페네르바체)를 거쳤다. 때문에 지난해 여름 나폴리 입단 당시 김민재에 대한 실망감은 컸다.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이라 불리던 쿨리발리의 빈자리를 아시아에서 온 무명의 수비수로 대체하겠다고 했으니 이해가 되는 분위기이기도 했다.
기사 역시 "김민재가 나폴리에 상륙했을 때 보였던 아이러니가 사라졌다. 우리는 그것을 아이러니라고 부르지만 나폴리는 조롱의 대상이었다"면서 "그것은 무의미해 보이던 영입에 대한 완전한 신뢰 부족이기도 했다"고 김민재 영입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한국 시장은 유럽이나 남미처럼 화려하지 않다. 축구와 동양은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 속에서 해결할 수 없는 모순어법의 표현"이라면서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그 한국인(김민재)와 나폴리는 순수한 사랑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민재는 빅리그 입성 첫 시즌에 예상치 못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페르소나' 중 한 명이 된 김민재는 이번 시즌 나폴리가 치른 총 31경기 중 30경기에 출전했다. 리그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출격한 것이다. 수비수지만 2골 1도움까지 기록하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22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가진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 변함 없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 풀타임을 소화하며 나폴리의 2-0 완승에 기여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를 "아미르 라흐마니 옆, 골키퍼 알렉스 메렛 앞에 자리한 고무벽"이라고 표현했다. 상대 공격을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튕겨낸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활약이 커질수록 나폴리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이 매체는 "문제는 해외 클럽만 행사할 수 있는 바이아웃 조항"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원하고 있지만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이미 그의 연봉을 인상하고 바이아웃도 현재 4800만 유로(661억 원)에서 6500만 유로(약 895억 원)까지 올릴 수 있도록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3+2년 계약을 맺었다. 2025년 6월까지 보장된 상태지만 2년 더 연장해 2027년까지 나폴리와 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이적 첫 시즌이 끝나는 올해 7월 1일부터 15일까지 2주 동안 해외 클럽들이 바이아웃을 지불할 경우 이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맨유를 비롯한 파리 생제르맹(PSG), 토트넘 등 빅클럽들이 김민재를 노리고 있다. 33년 만에 세리에 A 우승을 노리는 나폴리의 꿈은 점점 현실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의 핵심이었던 김민재과 새로운 계약을 위한 협상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나폴리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