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인터뷰로 '중꺾마' 신드롬의 주인공이었던 '데프트' 김혁규와 '칸나' 김창동이 스토브리그에 가세하면서 일약 우승후보로 떠올랐지만, 정작 현실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산뜻했던 시즌 출발과 달리 어느새 서부 판독기의 오명을 쓴채 동부리그로 추락할 위기로 몰렸던 디플러스 기아가 드디어 해법을 찾았다.
찾아낸 해법은 바로 긍정의 기운이었다. 선수들의 기세를 세워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위기 탈출의 밑바탕이었다. 사소한 사안에도 칭찬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긍정의 기운을 전파한 것이 반전의 기폭제가 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최천주 감독과 강범현 코치는 칭찬과 소통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의 양대 축이었던 '캐니언' 김건부와 '쇼메이커' 허수에 '데프트' 김혁규, '칸나' 김창동까지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들이라도 뜻하지 않은 패배에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을 잃었던 상황에서 코칭스태프의 해법은 기 막히게 통했다.
질책 보다는 칭찬과 격려의 말 한 마디가 선수단과 코치진의 거리도 좁혀지게 됐고, 선수들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훈련 집중도를 더 끌어올리면서 발전적인 소통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연출했다. 지난 22일 KT전 2-0 완승의 뒤에는 코칭스태프의 이런 노력이 있었다.
일례로 최천주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앞서 다소 자신의 경기력을 아쉬워하던 '칸나' 김창동에게 "충분히 잘했어, 이대로만 하면 돼"라는 칭찬으로 선수 기 세워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서 최천주 감독은 "2-0으로 이겨서 다행이고, 기분 좋다. 사실 최근에 패배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선수단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결과가 2-0으로 승리로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가벼운 미소로 승리를 만족해했다.
이어 그는 "경기내 기술적인 면도 이야기를 했지만, 일단 선수단 분위기가 쳐진 상황에서 다같이 힘을 낼 수 있는, 조금 더 열정을 불사르고, 의지를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분위기를 다시 살리는게 최선이었다"고 덧붙였다.
곁에서 최천주 감독의 말을 듣던 '칸나' 김창동은 "매 번 '잘했다, 잘했어', '너는 이런 부분을 잘했다'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떨어져 있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셨다"며 환하게 웃으면서 "소통이 더 자연스러워지면서 승리 플랜까지 연결됐다. 1픽이 다 채워졌을 때 승리 플랜을 말하게 됐다. 선수들이 각자 첫 동선을 말하고, 상대 정글 위치를 파악하고, 무언가 선수들이 의지에 붙탔다. 소통도 잘 됐다"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천주 감독은 달라진 선수단의 분위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T전은 너무 잘 풀려서 오늘 경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개선해야 될 것은 찾고 싶지 않다. 그래도 잘된 점들을 꼽아본다면 선수들이 더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코치박스에서 선수들이 활발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주고받는 걸 들으면서 만족스러웠다."
최천주 감독은 "다른 팀들도 사정은 달라도 다 비슷할 것 같다. 최근에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부담감도 엄청 큰지 가끔은 진짜 눈 앞이 깜깜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과 코치진에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계속 힘내자는 말을 하고 싶다"며 선수단에 대한 감사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