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나도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 활약’ 후 FC서울에 잔류한 나상호(27, FC서울)가 뚝심을 보였다.
나상호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서울 강동에 위치한 H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9차 미디어캠프’에 참석해 자신의 ‘유럽행 신념’에 대해 밝혔다.
태국 1차 동계전훈에 이어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담금질을 마친 서울은 올시즌 ‘명가재건’을 노린다. 지난해 하위스플릿(9위)으로 떨어져 자존심을 구겼던 서울은 2023년 시즌 최소 6위를 목표로 한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주어지는 '톱 4' 진입도 물론 소망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숨은 주역’ 공격수 나상호는 서울의 부활에 앞장서고자 한다.
2017년 광주FC에서 프로 데뷔한 나상호는 성남FC를 거쳐 2021년 서울에 새둥지를 틀었다.
입단 첫 해 리그에서 9골 6도움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상반기 하강곡선을 그리다가 후반기 치고 올라왔다. 'K리그1 잔류'가 걸린 수원FC와 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작렬, 팀의 잔류 확정을 이끌어냈다.
또 나상호는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해 한국의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격해 과감한 측면 돌파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나상호는 올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 진출 기회를 엿봤다. 1996년생 ‘대표팀 동갑내기’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 좋은 예가 있어 욕심날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나상호의 구미를 크게 당기는 제안은 없었다. 미국 프로축구 구단과 그리스 소속 팀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잔류를 택했다.
나상호는 “(유럽 무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란 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잔류를 선택했다. 서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팀 목표를 이루도록 하겠다. 그런 다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친구들이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나도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자신을 강하게 다루고 굳게 마음을 먹어야 나가서도 버티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 서울에서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해외 진출' 꿈을 기약 없이 미뤄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오히려 나상호의 눈이 초롱초롱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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