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위해 플랫폼 경쟁사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 MS의 ‘엑스박스’ PC 게임이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에서 10년 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블리자드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MS가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로이터 통신, CNN 비즈니스 등 복수의 외신은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성사를 위해 플랫폼 경쟁사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MS는 콘솔 플랫폼인 ‘엑스박스’ 및 PC IP(지식재산권)를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에 10년 간 공급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MS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파트너십은 엔비디아가 제기한 우려를 해소한다. 엔비디아는 이번 결정 이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규제 해결을 전적으로 지원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구글과 함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엔비디아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클라우드 게임, 게임 구독 서비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는 것을 우려했다.
MS의 성명서처럼 이번 파트너십은 MS-블리자드 간 인수 ‘빅 딜’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인수 합병 금액은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달했다. 회사 역대 최고 금액으로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 MS는 전세계 게임 매출 기준 3위의 회사가 된다.
하지만 인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FTC는 지난해 12월 소송을 걸고 MS의 인수를 본격적으로 견제했다. 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 유럽연합(EU) 규제당국도 반독점 관련 조사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직접적인 경쟁사 소니는 지속적으로 MS의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엔비디아까지 더해지며 MS의 우군은 더욱 많아지게 됐다. 이미 MS는 지난해 12월 닌텐도, 스팀(Steam) 등 주요 플랫폼 기업과 손을 잡고 ‘독점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MS는 닌텐도에 대표작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년 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의 CEO 게이브 뉴웰은 성명서를 통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SNS를 통해 “‘지포스 나우’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포함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IP 뿐만 아니라, 엑스박스 PC 게이밍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와 1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우리는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