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래시포드(26, 맨유)를 너무 의식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플랜B'는 결국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는 17일 오전 2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전부터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마커스 래시포드를 막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그도 그럴 것이 래시포드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휴식기 이후 유럽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휴식기 이후 '각성'한 래시포드는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FA컵과 EFL컵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꾸준한 활약을 펼친 래시포드다.
래시포드는 그간 주로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해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렸고 이는 효과를 봤다. 이에 사비 감독은 센터백 로날드 아라우호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배치하며 래시포드를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사비 감독의 계획은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읽혔다. 텐 하흐 감독은 이 경기 래시포드를 왼쪽 측면이 아닌 중앙 공격수로 기용하며 공격 2선에 제이든 산초, 프레드, 바우트 베호르스트,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배치했다.
사비 감독은 이 경기 수비라인을 조르디 알바-마르코스 알론소-쥘 쿤데-아라우호로 구성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주로 알레한드로 발데-아라우호-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쿤데로 포백을 구성한다. 이 네 명의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을 때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다.
후반 5분까지는 효과를 본 것으로 보였다. 코너킥 상황에서 알론소가 헤더로 맨유의 골망을 가르며 득점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시종일관 골키퍼 테어 슈테겐을 괴롭히던 래시포드는 결국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 13분 카세미루, 프레드의 패스를 받은 래시포드는 순식간에 바르셀로나 진영을 돌파해 박스 안에 도달했고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득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후반 21분이 되어서야 수비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래시포드가 중앙 공격수로 뛴다는 것을 일찍이 눈치챘지만 말이다.
사비 감독은 교체를 통해 플랜A, 발데-아라우호-크리스텐센-쿤데로 포백 변화를 줬고 이후 바르셀로나는 안정을 되찾았다.
래시포드를 막기 위해 변칙 전술을 들고나온 사비 감독이지만, 텐 하흐 감독은 한 수 더 앞을 내다봤다. '원정팀의 무덤' 캄프 누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맨유는 2-2 무승부를 거두며 홈에서 치러질 2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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