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신입생' 발디비아(29, 전남 드래곤즈)가 한국서 다시 만나게 된 안드리고(28, FC 안양)를 향해 장난 가득한 경고를 던졌다.
발디비아는 지난 달 전남에 합류하면서 한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브라질 국적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2016년 브라질 U-23 대표팀 승선이라는 이색 이력도 지니고 있다. 그는 이후 브라질과 사우디 리그를 누비며 프로통산 297경기에 출전해 33득점을 기록했다.
이제 발디비아는 전남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6일 전남 광양 락희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8차 미디어캠프에서 만난 그는 "곧 개막이다. 팬분들이 분명 경기장을 찾아오실 텐데 정말 기대된다. 팬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준비돼 있다.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문득 떠오른 질문부터 던졌다. 발디비아라는 등록명은 어떻게 정하게 된 걸까. 그는 "호르헤 발디비아라는 칠레 선수에게 영감을 받았다. 브라질 파우메이라스에서 뛰던 선수다. 정말 좋아하는 선수"라며 "해설자들이 내 본명(완데르송 페헤이라 지올리베이라)을 부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8년에 별명 하나를 정하려 했는데 팬분들도 발디비아를 추천해줬다. 머리 스타일도 비슷하다(웃음). 그때부터 계속 쓰고 있는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생활은 어떨까. 발디비아는 "이장관 감독님은 강한 압박과 대인 마크를 굉장히 강조하신다. 한 달 반 동안 지켜보면서 나도 조금 녹아들었다. 상대가 전진 패스를 할 때 중간에서 막아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라며 "감독님이 통역을 통해서 주문 사항을 잘 전달해주고 있다. 나도 분명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전남에는 외국인 선수가 5명이나 있다. 심지어 국적도 모두 다르다. 플라나는 코소보, 유헤이는 일본, 아스나위는 인도네시아, 시모비치는 스웨덴, 발디비아는 브라질 국적이다. 사용하는 언어도 제각기 다른 상황.
그럼에도 발디비아는 "언어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영어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는 않지만, 다 같이 타지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서로 이해하고 있다"라며 "한국 선수들도 다들 착하고 친절하다. 모든 외국인 선수가 도움받고 있다. 다들 보답하기 위해 경기장 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5명 중 리더격인 선수는 누구일까. 발디비아에게 지난 시즌부터 있었던 플라나가 대장(?)이냐고 묻자 그는 곧바로 웃음을 터트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레오(플라나 애칭)는 절대 아니다. 새로 온 시모비치가 아마 잘 이끌어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전남은 지난주 201cm라는 큰 키를 지닌 공격수 시모비치를 영입했다. 그가 활약하기 위해서는 발디비아의 날카로운 패스가 필요한 상황. 그는 "아직 시모비치와 합을 많이 맞추지는 못했다. 그의 큰 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스나위가 높은 궤적의 크로스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나는 주위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거나 측면으로 공을 넘겨서 시모비치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돕게 만들고 싶다"라고 전했다.
발디비아는 한국에서 다시 만난 뜻밖의 인연도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FC안양 안드리고와 친분이 있어서 개막을 앞두고 연락도 했다. 약 10년 전에 같은 유스팀에서 훈련한 적 있다. 최근에 안드리고에게 마침 개막전부터 만난다고 연락이 왔다. 나도 장난으로 '너한테 태클하겠다'라고 했다. 장난스럽게 얘기했지만,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정말 새롭고 행복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안드리고에게 제대로 태클하면 이길 수 있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그는 웃으며 "정말 해야겠다"라고 답했다.
안양은 지난 시즌 승격 문턱까지 갔던 강팀이다. 그럼에도 발디비아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어떤 팀을 만나느냐에 상관없이 팀 내부에서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 따로 걱정은 없다"라며 "강팀이라 여긴 팀과 경기가 오히려 쉬운 경기가 될 수도 있고, 쉽게 본 팀과 했을 때 오히려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 직접 뛰어봐야 알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발디비아가 한국에서 닿은 인연은 안드리고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대전 레안드로와 전남에서도 뛰었던 바이오, 전북에 새로 합류한 안드레 루이스 모두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발디비아는 과거 맺었던 '월드 클래스' 인연도 이야기했다. 그에게 브라질 연령별 대표팀 시절 발맞췄던 선수들에 대해 묻자 네이마르(PSG)와 에데르송(맨시티), 알리송(리버풀),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날), 펠리피 안데르송(라치오) 등 수많은 이름을 꺼냈다. 발디비아는 "그들과 함께 뛰었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다. 가끔 안부 정도만 묻는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발디비아에게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오직 팀 이야기만 했다. 그는 "공격 포인트 목표는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 능력을 최대한 짜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라며 "내가 몇 골을 넣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모든 팀원들이 팀을 위해 승격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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