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안 할러(29, 도르트문트)가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4일 독일 시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프라이부르크전에서 5-1로 승리했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할러가 복귀골을 넣어 대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7월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할러는 불과 2주 만에 고환암 판정을 받았다. 할러는 7개월 간의 치료 끝에 암을 이겨내고 다시 운동장에 섰다. 그는 골까지 기록하며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침 할러가 복귀골을 넣은 날이 ‘세계 암의 날’이라 의미를 더했다.
할러는 BBC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의사가 ‘종양’이 있다고 했는데 암인지 몰랐다. ‘암이 맞나?’라고 다시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겁먹을 필요 없고 충분히 나을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며 돌아봤다.
곧장 항암치료에 들어간 할러는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그는 “가족을 생각해 감정적일 여유가 없었다. 가족을 돌볼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이 내 얼굴이 야위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이 힘이 됐다. 아약스 시절 스승이었던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도 그 중 한 명이다. 할러는 “도르트문트에 입단하고 불과 2주 만에 뛸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구단에서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고 배려를 해줬다. 구단을 위해서 다시 유니폼을 입고 골까지 넣을 수 있어 특별한 기분”이라며 구단에게 감사를 표했다.
할러는 “암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7개월 전만 해도 난 정말 건강했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종양이 3개월 만에 정말 빠르게 컸다. 무서워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팬들에게 건강검진을 권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