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0번' 이 악문 모재현 "나만 잘하면 된다...목표는 10-10" [오!쎈 밀양]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16 07: 48

"제가 잘해야죠. 저만 잘하면 돼요."
경남FC 공격수 모재현(27)이 2023시즌을 앞두고 제대로 이를 악물었다.
경남은 지난해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부천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모재현과 티아고의 맹활약으로 드라마를 쓰며 여정을 이어 나갔지만,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리그 2위 안양과 0-0으로 비기며 도전을 마무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럼에도 경남은 설기현 감독에게 다시 믿음을 보냈다. 그는 구단과 1년 재계약을 맺으며 지난 2020년부터 4시즌째 팀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이제 경남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한번 승격을 목표로 달린다. 
경남은 15일 오전 밀양 아리나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7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핵심 공격수 모재현도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모재현과 일문일답.
Q. 시즌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작은 부상도 있다고 들었는데.
순탄하게 잘하고 있다. 고관절에 염증이 생겼다고 하더라. 2주 정도 쉬다가 이제 막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 조금 불편한 느낌이 남아 있긴 한지만, 아프진 않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안고 가야 할 것 같다. 갈수록 괜찮아질 것이다.
Q.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 자신감 있는지?
작년에 함께했던 외국인 선수들이나 좋은 선수가 몇몇 나가긴 했지만, 새로운 선수들도 있다. 기존 선수들도 다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또 어린 선수들이 작년에 뛰면서 경험치도 많이 쌓았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우리 팀은 올 시즌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Q.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승격해야죠. 개인적으로 리그 1, 2위를 생각하고 있다. 경쟁 상대는 김천이다. 그런데 김천과 경기가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기대된다. 다들 알다시피 좋은 선수가 많다. 그런 선수들과 부딪히고 경기하다 보면 나 스스로도 더 많이 준비할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내가 오른쪽 윙이다 보니까 왼쪽 수비수 (박)민규 형과 만나게 된다. 민규 형은 부산에 있을 때 상대 팀으로 만나보기도 했고, 수원FC 시절 동료기도 하다. 올해 다시 경기장에서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올 시즌에도 설기현 감독의 지휘를 받게 됐다.
감독님이랑 계속 함께하고 싶었다. 정말 좋은 분이다. 일이 잘 풀려서 기쁘다. 선수들은 이전부터 2023시즌에도 감독님과 함께하리라 믿고 있었다.
Q. 설기현 감독이 작년에 부천 상대로 애를 먹었다고 말했는데.
아무래도 작년에 부천과 안 좋은 스토리도 있었다. 코로나19 문제로 우리가 골키퍼 없이 경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뭔가 부천전을 더 준비하고 신경 썼던 것 같다. 부천도 마찬가지였다. 또 부천이 우리를 잘 파악하고 나와서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형들과 어린 선수들이 팀에 남아 있다. 올 시즌에는 그 선수들이 더 잘할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는 아래서부터 빌드업으로 풀어 나온 뒤 전개하는 축구다. 부천 같은 팀은 전방 압박을 할 때도 내려앉아서 수비를 할 때도 말 그대로 간절하게 뛰고 강하게 부딪친다. 그런데 우리는 또 서서 공만 차려고 하다 보니까 그런 팀에 많이 치였던 것 같다. 올해에는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써서 똑같이 강하게 나갈 생각이다. 개인 능력은 우리가 훨씬 좋다.
Q. 당시 전문 골키퍼 없이 부천을 상대했지만, 2-3으로 아쉽게 졌다.
그때 경기를 되게 잘했다. 부천전을 계기로 응집력이 생겼다. 그래서 이후로 조금씩 더 잘했던 것 같다. 팀이 하나로 모이는 동기부여가 됐다.
Q. 설기현 감독이 강조한 '색깔 있는 축구'란 무엇인가.
선수들에게도 항상 '어떻게 되든 자기만의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다른 팀들을 보면 내려서서 파이브백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감독님은 4년째 자기만의 축구를 하려 하신다. 감독님만의 형태가 있다.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고 측면 수비수가 공간을 넓게 쓴다. 그래서 사이드백 기동력이 좋아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수비적으로 싸워주면서 뒷공간을 커버해야 한다. 공격수들에게도 수비적 가담도 많이 요구하시고 디테일하게 주문하신다. 공격수 위치 하나하나 다 정해준다. 이럴 때는 나와주고 이럴 때는 뛰어 들어가야 한다고 지시해주신다. 정말 세세하다.
Q.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재밌다. 안 해본 걸 하면서 자꾸 생각하면서 뛰다 보니 선수로서 성장하게 된다. 작년에 처음 왔을 때는 되게 어려웠다.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적응되면서 딱딱 맞아들어가니까 재밌더라.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8골을 넣은 티아고가 떠났는데 부담감은 없는가.
물론 티아고가 있었으면 더 좋았지만, 크게 부담은 되지 않는다. 또 (원)기종이나 (조)상준이, 글레이손, 카스트로 선수도 있다. 나는 내 역할만 잘하면 된다. 그러면 올 시즌 팀이 잘할 수 있다.
Q. 외국인 공격수로 글레이손이 새로 왔는데.
아주 성실하고 투지 있는 선수다. 외국인 선수인데도 자기가 실수하면 태클하면서 수비하더라. 멘탈과 자세부터 좋다. 아직 호흡은 많이 못 맞춰봤지만, 그런 자세로 임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Q. 지난 시즌에 플레이오프 포함 6골 6도움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 꿈을 크게 가지자면 10골-10도움이다. 문전 앞 마무리 단계에서 조금만 더 집중한다면 진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Q. 등번호 10번을 달았다. 스스로 욕심낸 건가?
욕심까지는 아니다(웃음).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더라. 또 10번의 무게나 중압감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스스로 강한 마음을 먹기 위해 선택했다. 경기가 안 풀릴 때도 고개 숙이지 않고 '나는 10번이니까, 중요한 선수니까 더 해야 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뛰려 한다. 압박감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축구하면서 10번을 한번 해봐야 할 것 같았다.
Q. 설기현 감독이 감독 생활 4년 동안 지금 선수단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이름값은 떨어질 수 있지만, 팀이 정말 탄탄해졌다. 기존 선수들이 많이 남은 게 크다. 뭐 형들이야 다들 베테랑이고 잘하시니까 따로 말할 게 없다. 어린 선수들이 지난 시즌 경기를 많이 뛰면서 경험치를 쌓은 점이 크다. 동료들에게도 항상 '올해가 훨씬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팀이 많이 끈끈해졌다.
Q. 설기현 감독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란 이야기가 많다.
언제나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뛰어왔다. 내가 잘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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