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감독 "인천, 이제는 생존왕 아냐...ACL 단골팀 되겠다" [오!쎈 창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14 20: 48

조성환(53)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생존왕'이라는 옛 수식어를 떼고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4일 오후 창원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7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울산, 전북, 포항에 이어 리그 4위를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따냈다. 그야말로 '조성환 매직'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3시즌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는 인천은 알찬 겨울 이적시장을 보냈다. 제주 공격을 이끌던 제르소와 포항 중원의 핵심 신진호를 새로 품었고, 토트넘 출신 공격수 음포쿠와 아우크스부르크 출신 천성훈도 데려왔다. 여기에 지언학과 정동윤, 문지환까지 군 생활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또 하나의 역사를 준비 중인 조성환 감독은 "제주에서는 시즌 마무리 훈련과 시즌 준비 시간을 가졌다. 태국 치앙마이에서는 기초 체력과 부분 전술, 경기 감각에 집중했다. 지금 창원에서는 연습 경기를 통해 전술을 다듬고 있다"라며 "기대가 높아진 만큼, 팬분들이 기대하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즐거움과 감동, 행복을 드리기 위해 올 시즌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조성환 감독과 일문일답.
Q. 보강이 아쉬운 포지션이 없는지.
시즌이 끝나고 전력강화실과 많은 소통을 나눴다. 그 결과 필요한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아무래도 스트라이커다. 팬분들도 아시겠지만, 우리의 의지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된다면 좋겠지만, 또 없는 상황도 가정하고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Q. 등번호 9번을 비워놨는데.
배번 같은 경우는 내가 지정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번호를 선택했다. 선수들도 의식했는지 9번을 가져가지 않았다.
Q. 인천 선수들이 정말 많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 요청 선수도 가장 많을 정도다.
(이전에는) 사실 미디어데이에 가면 조금 홀대를 받는 느낌도 받았는데(웃음). 인천이 발전하고 있고 그만큼 좋은 선수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여기서 연령별 대표팀 또는 A 대표팀에 발탁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ACL을 병행하게 됐다. 동계훈련에서 다르게 준비한 점이 있는지?
달라진 점은 없다. 일장일단이 있다. 초반 리그에 올인해서 상승세를 탄다면 ACL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시즌 초반 리그에 집중할 생각이다.
Q. 인천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부담도 될 것 같은데.
요즘 많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성적과 결과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 선수들과 만들어낸 결과에 팬분들이 얼마나 행복해하시는지 알고 있다.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더 큰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 책임감이라 생각한다.
Q. 지난 시즌에는 1차 목표 생존을 강조했는데, 올해에는 파이널 A인가?
작년에도 목표는 ACL이었다. 조직의 목표는 두세 단계 더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ACL을 목표로 잡고 선수들과 땀 흘렸다. 어떻게 보면 내 생각보다도 높은 목표를 이룬 것 같다. 선수들을 믿고 있고, 좋은 선수도 영입했다. 힘을 합치면 작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Q. 작년에는 60득점 이상 38실점 이하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매 시즌 평균 데이터를 보면 우승권 팀은 70골 이상을 넣으면서 38실점 정도를 한다. 우리 목표는 변함 없다. 지난 시즌 무고사가 14골을 넣고 일본으로 떠나면서 우려가 컸다. 지난 시즌에도 해소는 했지만, 올 시즌 그 숙제를 더 명확히 풀고자 했다. 각 포지션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신진호, 제르소를 영입했다. 권한진도 한때는 세트피스로 5골이나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런 점들이 쌓이면 60득점 이상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신진호-이명주 조합은 어떤가.
작년의 명성에 걸맞게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주와 함께했던 시간도 있기 때문에 호흡 측면에서 이점도 있다. 작년에는 우리가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지 못해 아쉬웠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Q. ACL 무대 목표는?
K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팀이 없지만, 간과해선 안 된다. 우선 플레이오프를 통과하고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하나씩 목표를 잡아갈 생각이다. 1차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객관적으로 몇 위에 오를 만한 전력이라고 생각하는지?
그걸 내가 알면 직업을 바꿔야 한다(웃음). '부상이 없다면, 부상이 최소화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겠다. 우리가 뚜렷한 목표와 열정으로 계속 전진할 수 있다면 3위도 넘볼 수 있다.
Q.  정말 잘해줘야 하는 키플레이어는 누구인가.
우리가 항상 누구에게 의존하는 팀은 아니었다. 무고사가 떠난 이후에는 에르난데스가 등장했고, 에르난데스가 부상당한 이후에는 김보섭과 U-22 자원들이 나왔다. 우리는 팀으로 승부해야 한다. 같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명에게 의존할 수는 없다. 그래도 한 명을 뽑으라면 득점을 만들어줘야 하는 제르소, 에르난데스, 신진호, 이명주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Q. 생존왕이라는 별명 대신 새 별명을 짓는다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이제 생존왕이라는 말은 우리의 수식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 생각이 안 난다. 인천공항도 가까우니까 언제나 ACL에 나갈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Q. 작년에 이어 새로 준비한 이색 공약이 있는지?
작년에 내건 공약을 이행할 일만 남았다. ACL 플레이오프에서는 여권과 캐리어를 사용할 수 없다. 내가 항공권도 제공한다고 했으니 구단과 잘 이야기해서 팬분들께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
Q. 음포쿠의 최적 위치는 어디일까.
본인은 '골키퍼를 시켜도 하겠다'라고 하더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다. 지금 미드필더, 측면 윙포워드, 펄스 나인 세 자리를 소화하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훈련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빠른 공수 전환, 불필요한 백패스 줄이기, 공수 양면에서 수적우위 점하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천의 끈끈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구체적인 성적보다도 1만 명 이상의 관중이다. 팬분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팬 서비스를 중요시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응원해주신다면, 작년보다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보답하겠다.
Q. 앞서가는 시도민구단으로서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
있는 그대로니까 말씀드리겠다. 시장님이나 대표님, 감독 삼위일체가 맞물려여 한다. 구단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일이다. (대표님이) 연임을 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큰 힘이 된다. 타 구단에 좋은 사례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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