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수 없게끔 더 완벽한 패스를 하겠다."
이진현(26, 대전하나시티즌)이 2023시즌 유강현(27)-티아고(30) 듀오와 호흡을 맞춘다. K리그2를 정복한 두 골잡이와 함께하게 된 그는 공격 포인트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대전이 8년 만의 승격을 일궈낸 데는 이진현의 공이 컸다. 그는 김천 상무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모두 선발로 나섰고, 특히 2차전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트리며 1등 공식으로 활약했다.
이진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과 재계약을 맺었다. 2017년 오스트리아에서 프로 데뷔했던 그는 폴란드 명문 레기아 바르샤바 훈련에 참가하며 다시 한번 유럽 무대를 노크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대전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진현은 13일 오후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7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작년에 대전과 깊은 감정을 공유했고, 승격이라는 목표를 같이 이뤄냈다. 대전과 한 시즌 또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라며 "K리그1에서 대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나도 기대된다. 이번 시즌 팀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우선 이진현은 6위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파이널 A 진출이 1차 목표다. 만약 그게 안 됐을 시에는 생존이 목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갓 승격한 팀이고 아직 K리그1에서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팀"이라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선수단 구성만 보더라도 다들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진현은 팬들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쌓으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하지만 제일 첫 번째 목표는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뛰는 것"이라며 "또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수는 없겠지만, 팬들께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팬분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경기장에 매주 찾아오시게끔 하는 게 소망"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그렇다면 이진현이 생각하는 대전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모든 선수들이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한다. 또 그렇다고 해서 너무 어리지도 않고 적절한 나이다. 운동장 안에서 에너지 레벨이나 활동량, 기술적인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진현은 더 나아가 다재다능한 '육각형 미드필더'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육각형 미드필더가 되는 게 목표다. 대신 육각형이 좀 커져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어느 포지션에서든 모든 플레이를 잘 해낼 수 있는 선수,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꿈을 공개했다.
육각형 미드필더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는 피지컬을 뽑았다. 이진현은 "이제 키는 어쩔 수 없으니까 신체적인 부분을 더 보완해서 몸싸움도 더 과감하게 하고 싶다. 또 수비적인 부분도 좀 더 보완해야 한다. 공격은 원래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이니까 단점을 더 보완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진현은 피지컬이 더 이상 약점으로 남지 않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유럽 경험을 통해 한국인은 외국인에 비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라며 "훈련을 통해서 보완을 해야 한다. 한국에 와서도 매일 빼먹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얻었다. 이진현은 "몸무게가 한 2kg, 3kg, 정도 늘었다. 이제는 70Kg가 조금 넘는다. 처음에는 몸이 조금 무겁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근육량을 늘리더라도 적응되면 힘이 생기면서 스피드나 민첩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경기를 하면서도 느끼고 있다. 몸이 잘 나가고 힘도 강해졌다. 믿음을 갖고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2023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 1, 2위를 나란히 차지한 유강현과 티아고를 동시에 영입했다. 전방에서 득점을 책임질 수 있는 두 선수의 가세는 날카로운 킥을 자랑하는 이진현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진현도 유강현과 티아고 이야기가 나오자 "굵직한 스트라이커를 두 명이나 영입하다 보니까 확실히 영향이 있다. 작년에 (공)민현이 형이 충분히 잘해줬지만, 형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 부침을 겪었다. 믿음직한 스트라이커가 두 명이나 더 생겨서 든든하다. 어떻게든 공을 보내면 지켜주고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라며 기대를 걸었다.
훈련장에서 호흡은 어떨까. 이진현은 "처음 뛰었을 때부터 호흡이 잘 맞더라. 둘 다 이기적으로 하려고 하기보다는 팀을 위해서 뛰다 보니까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헌신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팀에 적응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진현은 "강현이 형은 연계나 침투 움직임에 조금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고, 티아고는 골문 앞에서 헤더나 직접 득점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 골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며 "개인적으로 작년에 더 많은 어시스트를 할 수 있었는데, 많이 놓쳐서 아쉬웠다. 이제는 아예 놓칠 수 없게끔 더 완벽한 패스를 할 생각이다. 그렇게 팀원들이 골을 넣으면 나도 좋고 팀도 좋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이진현은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대전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그는 "작년에 승격이라는 선물을 통해 큰 기쁨을 드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K리그1에서도 재밌는 축구를 보여드리면서 팬분들께 기쁨을 선사를 해드리고 싶다.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승리로 보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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