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8년 차' GK 윤보상 "초심 되찾았다...노이어 스타일 배우는 중" [오!쎈 인터뷰①]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14 15: 34

서울 이랜드의 수문장 윤보상(30, 서울 이랜드)이 어느덧 프로 데뷔 8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2023시즌을 앞둔 그의 마음가짐은 8년 전과 다를 바 없다.
지난 시즌 승격에 실패한 이랜드는 2023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택했다. 3년간 함께한 정정용 감독과 작별했고, 박충균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에도 새 얼굴이 여럿 있다. 김연수, 김인성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이상민과 이시헌, 박창환 등이 새로 합류했다. 여기에 구단 첫 동남아 선수인 반또안과 브라질 공격수 호난-헤난 듀오도 이랜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골문을 든든히 지켜줄 수문장만은 바뀌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이랜드에는 지난해 0점대 실점률(0.97)을 기록한 베테랑 골키퍼 윤보상이 자리하고 있다. 14일 오후 창원 인터내셔널호텔에서 만난 그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윤보상은 "몸 상태는 70% 정도 올라왔다. 다행히 아픈 곳 없이 잘 훈련하고 있다"라면서도 태국 전지훈련 이야기가 나오자 손사래를 쳤다. 힘들지는 않았냐고 묻자 그는 "골키퍼들이 제일 고생했다. 코치님께서 동계훈련 때 힘들게 해야 나중에 보상받는다고 하셔서 매일 3시간씩 운동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윤보상은 "그런데 정말 재밌게 운동했고, 많은 걸 배웠다. 워낙 더운 날씨에서 훈련하다 보니 살도 많이 빠졌다. 골키퍼들 모두 재밌게 하고 있다"라며 "체지방도 3% 정도 빠졌고, 몸무게도 3kg 정도 빠졌는데 근력은 아주 좋아졌다. 몸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역대급 컨디션이다. 신인 때랑 비슷할 정도"라고 미소를 지었다. 
윤보상은 지난해 이랜드 이적과 동시에 K리그2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37경기에 출전해 단 36골만 내주며 팀의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반면 이랜드는 그가 뛰지 못한 3경기에서는 무려 11골을 허용했다. 윤보상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해줬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록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단 3경기. 윤보상은 지난 시즌 40경기 중 3경기만을 빠지고도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작년에는 월드컵 때문에 일정이 워낙 빡빡했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쉴 수 없었다"라며 "많이 힘들었지만, 특히 마음이 아팠다. 내 불찰이다. 더 열심히 관리해서 경기를 모두 뛰었어야 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윤보상은 "팀이 대량 실점하는 경기를 집에서 봤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올해 다짐을 했다"라며 "체지방도 줄였고 몸 상태도 잘 관리하고 있다. 동계훈련하면서 하루도 쉰 적이 없는 선수는 내가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도 좋다. 올 시즌이 더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윤보상은 박충균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진 팀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단합도 잘 되고 규율도 확실해졌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모두 다 커리어가 대단하시다"라며 "나도 선수들에게 항상 '이 경험을 배워야 한다', '우승 DNA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배워야 우승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왜 많이 우승할 수 있었는지 시간이 갈수록 배우고 있다.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아직 배울 점이 한참 남았다"라고 설명했다.
팀 전술 역시 달라졌다. 박충균 감독은 '상대를 끌고 다니는 축구'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윤보상은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웃음). 골키퍼로서 라인도 올려야 하고 빌드업, 뒷공간 처리 등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오시자마자 '노이어 같은 골키퍼를 좋아한다'라고 하시더라. 머리가 하얘지더라.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윤보상은 그 덕분에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가르쳐주시고 주문하시니까 또 하게 되더라.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나뿐만 아니라 골키퍼들 모두 저런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도 후배들도 다 잘해주고 있다. 올해는 정말 앞에서 골 넣어주면 우리가 버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프로 8년 차인 윤보상이지만, 그는 초심으로 되돌아갔다. 그는 "감독님은 항상 네임밸류, 학연, 지연 다 필요 없고 실력으로만 경기를 뛰라고 하시면서 베스트 11을 꾸린다. 나도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라며 "감독님께서 골키퍼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새로운 부분을 많이 주문하신다. 빌드업하면서 어떻게 킥을 차야 하는지도 다 알려주신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골키퍼를 배운다는 생각이다. 꿈을 이루려면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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