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떠나 부천' 박형진 "나를 가장 원한 팀...감독님 믿고 새 도전" [오!쎈 거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14 12: 09

베테랑 수비수 박형진(33)이 부천FC1995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부천은 지난 시즌 K리그2 정규 시즌 4위를 차지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직전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대변신이었다. 비록 승격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경남에 패하며 도전을 마무리하긴 했지만, 이영민 감독이 쓴 반전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3년 차에 접어든 이영민 감독은 2023시즌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지난 시즌 K리그2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조현택이 울산으로 돌아갔고, 핵심 미드필더 오재혁과 수문장 최철원은 각각 전북과 서울로 떠났다. 주축 선수들 이탈이 적지 않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행히 자유계약(FA)으로 쏠쏠한 보강에 성공했다. 안산에서 뛰던 송진규와 전북에서 활약하던 골키퍼 이범수, 성남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멀티 플레이어 강재우를 데려왔다. 주장 김호남과 닐손주니어, 김준형 등과 재계약을 맺으며 내부 단속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원 삼성에서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던 베테랑 박형진도 부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수원과 오랜 동행을 마무리한 그는 FA로 부천에 합류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K리그2 무대에 도전하는 박형진은 13일 오후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7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부천에 합류한 지 약 2주밖에 안 된 박형진은 "새로운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주려 한다. 팀에 늦게 합류한 만큼, 몸 상태는 아직 100%가 아니다. 아직 컨디션을 더 올려야 한다"라며 수줍게 말문을 뗐다.
이어서 그는 "몸 상태는 60%에서 70% 정도 되는 것 같다. 부천에 합류한 이후 태국에서는 그냥 훈련만 했고, 며칠 전 거제에 와서 처음으로 20분 정도 경기를 치렀다. 체력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형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수원을 떠나 K리그2 부천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여러 팀 중 부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박형진은 "(부천이) 가장 나를 원한 팀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전화를 주셔서 '함께하고 싶다'라고 말해주셨다. 그래서 결정하게 됐다"라며 "구단과 접촉하고 있는 와중에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나도 그 말을 믿고 선택했다"라고 답했다.
처음으로 겪는 K리그2 무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박형진은 "큰 차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K리그1보다는 조금 수준이 낮을 수 있겠으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나태해지지 말고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세밀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활동량은 많다고 들었다. 또 템포가 빠른 만큼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최대한 템포를 따라가면서 실수를 줄이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형진뿐만 아니라 K리그2에는 수원 출신 선수들이 여럿 있다. 부천에만 김준형, 송진규, 이풍연이 있고 천안에서 뛰는 한석희와 윤용호, 부산에서 활약 중인 이한도와 김상준도 있다.
박형진은 옛 동료들 이야기가 나오자 "덕분에 팀에 적응하기 더 수월했다. 팀이 결정 나지 않았을 때 석희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다.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으면서 천안에 오라고 하더라"고 미소를 지으면서도 "경기장에서 만나면 더 새로울 것 같다. 한때는 동료였지만, 이제 적으로 만난다. 더 웃음기 빼고 강하게 적으로서 상대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신입생 박형진이 느낀 부천의 분위기는 어떨까. 그는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감독님도 딱딱한 분이시라기보다는 재밌고 즐겁게 해주신다. 코치님들도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분위기를 더 잘 이끌어가시려고 하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친근한 스타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멀티 플레이어.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 수비수를 모두 소화하는 박형진에게 붙는 수식어다. 멀티 플레이어는 분명 팀과 감독에게는 반가운 존재지만, 다양한 역할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선수 본인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역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박형진은 앞으로도 팀이 원한다면 기꺼이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 시절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라면서도 "대학 시절 미드필더도 본 경험이 있기에 소화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부천에서도) 감독님 요구에 맞게 잘하고 싶다. 일단 내 포지션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수원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형진은 간절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군 전역 이후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올해에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라며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도약하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30경기 이상은 뛰면서 많은 공격 포인트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형진은 자신과 이영민 감독의 축구 스타일도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천 축구에 관해 묻자 그는 "디테일하고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확고하다.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답을 내릴 수 있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박형진은 "감독님은 수비수에게도 공격적이고 과감한 압박을 요구하신다. 또 빠른 공격 전환과 직선적인 플레이를 강조하신다. 내가 스피드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지만, 활동량은 많은 편"이라며 "동료들이 직선적인 움직임을 많이 해줘서 자신 있는 침투 패스나 얼리 크로스 강점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형진은 부천 팬들을 향해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새로운 팀에 오게 됐는데 정말 잘하고 싶다.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도약하는 시즌을 만들기 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라며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려 노력하고 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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