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은퇴선수가 블로킹 2위…36세 MB의 진심 “대표팀 복귀? 제안 오면 고민” [오!쎈 인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12 06: 00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실력은 여전히 V리그 여자부 상위권이다. 그리고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톱클래스다. 
IBK기업은행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5위 KGC인삼공사를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시즌 11승 17패(승점 34) 6위. 2022년 2월 26일 화성 경기 이후 무려 350일 만에 흥국생명전 승리를 맛봤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36)는 블로킹 3개를 포함 10점을 올리며 팀의 시즌 첫 흥국생명전 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 3점, 2세트 5점을 책임지며 초반 기선제압에 한 몫을 했다. 

[OSEN=인천, 김성락 기자] 1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1세트, IBK 김수지가 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2023.02.11 /ksl0919@osen.co.kr

김수지는 경기 후 “준비한 플레이가 많이 나와서 좋았다. 그게 승리로 이어졌다”라며 “분석대로 움직여보려 노력했고, 좋은 공이든 어려운 공이든 코트 안에서 풀어나가 보려 했다. 세터와 호흡도 잘 맞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1, 2세트 활약은 부상 투혼이었다. 김수지는 “오늘 목 상태가 좋지 않아 조금 조심스러웠다. 담 증세가 있었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시작할 때 선수들이 서브를 잘 때려줬고, 사이드 블로커들이 벽을 잘 세워줘서 타이밍이 잘 맞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더 적극적으로 한 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양 팀 최다인 22점을 올린 외국인선수 산타나를 콕 찍어 칭찬했다. 김수지는 “지난 경기와 비교해 산타나가 더 활기를 띠었다. 지난 경기에는 많이 처져있었는데 오늘은 활기 있게 풀어나갔고, 파이팅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날 승리 요인으로 경기를 관람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을 꼽았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고 있으니 경기력이 평소보다 좋을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었다. 
이에 대해 김수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했을 뿐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OSEN=인천, 김성락 기자] 11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시작에 앞서 세자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11 /ksl0919@osen.co.kr
세자르 감독은 이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수지를 비롯해 김연경, 양효진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은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닌 원팀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한국 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 4강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 선수의 은퇴와 함께 지난해 국제 경쟁력을 잃으며 1승 16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김수지, 김연경, 양효진은 여전히 V리그에서 수준급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김수지는 한수지(GS칼텍스)에 이어 블로킹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김수지는 국가대표팀 복귀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면 거절보다 고민을 해봐야하지 않나 싶다. 다만 지금 대표팀에는 워낙 좋은 미들블로커들이 많다”라고 답했다. 
시즌 종료까지 8경기가 남은 IBK기업은행은 3위 한국도로공사에 승점 10점 뒤진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봄배구를 위해선 기적이 필요한 상황.
김수지는 “우리 팀은 상대하기 어려우면서도 무너질 때는 한없이 쉬워진다. 준비한 게 그대로 나왔다면 아마 더 높은 곳에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팀의 경기력은 극과 극이다. 앞으로 좁혀나가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기적의 봄배구 조건으로 기복 줄이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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