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달라진 건 김호철 감독이 아닌 세자르 에르난데스 국가대표팀 감독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5위 KGC인삼공사를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시즌 11승 17패(승점 34) 6위. 2022년 2월 26일 화성 경기 이후 무려 350일 만에 흥국생명전 승리를 맛봤다.
외국인선수 산타나가 양 팀 최다인 22점(공격성공률 41.86%)으로 중심을 잡은 가운데 표승주가 19점(46.34%), 김희진이 11점(29.03%), 김수지가 블로킹 3개 포함 10점(35%)으로 지원 사격했다. 팀 블로킹(15-4)과 서브(3-1)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흥국생명 맞춤형 배구를 했는데 그게 딱 들어맞았다.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을 항상 고정적으로 빠르게 했는데 그걸 이동시켰고, 상대 공격수에 블로킹 높이를 맞췄다. 그러면서 수비가 잘 됐다”라고 총평했다.
이어 “오늘은 모든 선수들을 다 칭찬하고 싶다. 사실 지는 팀은 참 힘들다. 이기는 팀이 계속 이기면 그 기운으로 모든 게 잘 되는데 지는 경기가 많으면 다시 분위기를 추슬러야하고 정신력도 다시 만들어야 해서 힘들다”라며 “그런 부분을 내가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해 오늘 같은 경기를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칭찬의 메시지를 남겼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8일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서 무기력한 0-3 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처진 상태였다. 이에 김호철 감독이 모처럼 ‘버럭호철’로 변신해 선수단의 프로 정신을 일깨웠다.
김 감독은 “지난 경기를 정말 못했다. 플레이가 너무 무성의했다. 그래서 연습보다는 스스로 각자 생각할 시간을 부여했는데 그게 자극제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선수들이 달라진 게 나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세자르 감독이 와서 그런 것 같다”라고 웃으며 농담했다.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세자르 감독은 관중석에서 두 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세자르 감독과 직접 만나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세자르 감독이 어제 도착해서 정신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직접 선수들을 보고 좋은 선수들을 뽑아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프로팀 감독들 또한 협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종료까지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3위 한국도로공사와의 격차가 승점 10점으로 벌어진 터라 봄배구를 위해선 기적이 필요하지만 포기는 없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원체 기복이 많다. 그러나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은 경기력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라고 유종의 미를 당부했다.
IBK기업은행은 16일 홈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2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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