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50) 감독이 시즌에 앞서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양현준(21), 김대원(26)을 향한 기대도 드러냈다.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10일 오후 2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호텔에서 열린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운이 따라줘 상위 스플릿에 올랐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올해도 상위 스플릿에 도전하고 싶다. 강원도민들이 경기장에서 감동과 희망, 꿈을 가질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선수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힘든 한해가 될 것이지만,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목표를 이야기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의 일문일답.
-큰 영입이 없다. 만족하시는지.
모든 감독들이 좋은 스쿼드를 갖추고 한 시즌을 진행하고자 할 것이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현재 있는 자원으로 도전 정신과 함께 경기장에서 끈끈하고 쉽게 지지 않는, 축구 내용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대 반, 설렘 반, 두려움 조금이 머릿속에 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
만족이라는 단어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기대치가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수동적이었고 단순한 공격 패턴이 있었다. 또 실점이 많았다. 상위 스플릿에 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냉정하게 말해 그렇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있다.
화공 축구, 공격 축구, 말이 앞서는 멘트는 하고 싶지 않다. 한 경기 한 경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에너지를 더 쏟아야 한다. 내용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민들의 열정에 보답하고자 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디노, 한국영, 강지훈 등 부상자가 많았다.
야심 찬 영입생 디노가 시즌 초반 장기부상으로 팀을 힘들게 했다. 그 속에서 동기부여를 올렸다. 한국영, 강지훈 등 주전급 선수들 중에도 장기부상자가 많았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 구성으로 과연 몇 경기나 할 수 있을까. 10경기~15경기 정도 될 것이다. 선수들 모두 내가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한국영이 첫 훈련을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디노 선수는 1년이라는 큰 공백기 때문에 60%정도 올라왔다. 누가 나가도 주전이라는 세뇌 교육을 시키고 있다. 선수들이 해낼 것이라 믿는다.
-김병지 대표는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르겠다. 배울 점이 많은 김병지 대표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을 봤다. 시즌 초반이 상당히 중요하다. 감독 경력을 되돌아 봤을 때 슬로우 스타트라는 좋지 않은 별명이 있다. (김 대표 말씀)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로 듣겠다. 첫 5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감독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치열한 시즌이 예상된다. 선수들 믿고 잘하겠다. 초반 위기가 오더라도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남 핑계 대고 싶지 않다. 한 시즌 전체를 보고 싶다.
-인천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간다. '우리 자리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사실 지난해 상위 스플릿 진출 후 저도 선수들도 '우리의 한계를 뛰어 넘어보자'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한 순간에 쉽게 바뀌지는 않더라. 조성환 인천 감독님의 역량과 두터운 선수층으로 상당히 좋은 팀이 됐다.
승점 4~5점만 더 있었으면 ACL에 나갈 수 있었다. 스스로 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과거는 잊고 신바람 나는 축구를 도민들에게 선물해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상위 스플릿에 있을 팀이 아니라고 했는데.
주전 선수들의 이탈로 힘든 상황이었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하며 선취골을 넣으려는 팀들이 보였다. 저한테는 자존심이 상했다. 축구 내용적인 면에서 마음에 들었던 경기는 3경기 뿐이다. 내용과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더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원FC가 엄청난 큰 경기를 통해 저와 선수들은 더 강해졌다.
스플릿 A에 만족하지 않지만, 급하게 덤비면 안 된다. 기본적인 것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인천보다 스쿼드가 열악하다. 하지만 축구는 선수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다.
-개막전 상대가 대전이다. 이민성 감독은 팬들을 위해 이기겠다고 했다.
팬들을 위한 승리는 당연한 것이다. 한 팀의 수장으로서 말이다. 개막전이 대전 원정이지만, 상대가 누가 돼든 우리 경기를 해야 한다. 그 생각밖에 없다. 치열한 경기에서는 준비했던 것이 10개라 하면 6개도 못 나올 수 있다.
오히려 개막전이 설레고 기다려진다. 2년 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K리그1의 동등한 팀으로 맞선다. 팬들에게 이런 맞대결을 제공하는 것이 프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알리바예프와 재회했다.
알리(바예프)와 저는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공감대를 이뤘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기존 팀 중원에서 창의적인 운영, 패스, 마지막 선택이 부족하다. 알리처럼 많은 활동 반경, 경기를 읽는 눈, 마무리 능력 등 기름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기대하셔도 좋다.
-꼭 이기고 싶은 팀은.
울산현대를 이기고 싶다. 김상식 전북현대 감독한테 시즌이 끝난 뒤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좋지 않은 징크스가 쌓이게 되면 팀에 큰 누를 끼치는 것이다.
올해만큼은 홈, 원정 상관 없이 한 번 이기고 싶다. 포르투갈에서 컵 경기 하는 것을 봤다. 선수들 개인의 능력이 출중하다. 홍명보 감독님 께서 크게 하실 일이 없을 것 같다. 약점을 찾기 쉽지 않더라. 전북-울산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 울산은 꼭 한 번 꺾어보고 싶다.
-시즌 판도는 어떻게 될까.
상위 6팀은 윤곽이 나온다. 울산, 전북, 인천, 포항, 제주, 수원삼성. 제가 예상하는 6팀이다.
-강원은.
우린 늘 도전자의 입장이다. 위 팀 사이를 한 번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아 FC 서울도 있구나. 그럼 수원삼성이 내려가야 한다. 안익수 감독님 서운할 뻔했다. 우린 7위 정도 할 것 같다. 지난해 우승, 중위권, 강등 경쟁이 치열했다. 올해도 재밌을 것 같다.
-다른 팀은 5+1룰로 외국인 선수를 채우고 있다.
한 시즌을 이끌고 가기에 다양한 특징을 가진 선수들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타이트한 일정을 헤쳐 나가야 한다. 구단과 적절히 소통하고 있다.
-알리바예프 영입은 디노와 공존을 염두에 둔 것인지.
디노는 알리 영입 과정 중 재활하고 있었다. 좋은 미드필더는 전방 스트라이커가 누구든 맞춰주고 실력을 끄집어 내 준다. 아직 시간이 좀 짧아서 그런지 서로 안 친해 보인다. 시간이 필요하다. 대화를 많이 하라고 했다.
-아마노 준, 윤빛가람 등 축구계 이슈가 많다.
어떻게 매번 좋은 뉴스만 나오겠나. 좋을 때는 좋은 대로 이슈를 생산해야 하는 직업이다. 저는 가십거리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 들이닥칠 팀 내부의 큰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일 신경쓰고 싶지 않다. 스쳐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병지 대표는 평균 관중 증가를 위해 양현준이 매 경기 2골씩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준이가 2골을 넣는 것은 제 몫이다. 전 공명정대하게 해왔다. 물론 매경기 2골씩 넣으면 시즌 끝까지 못본다. 저와 이별할 것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바람일 뿐이다.
-양현준 선수에게 야단도 치셨던 것 같다.
올해 상당히 본인한테 중압감을 안고 시즌에 들어갈 것이다. 강원FC의 에이스급 선수로 짧은 시간 성장했다. 손흥민 선수의 결정력, 스피드, 여기에 현준이는 볼 터치와 드리블 유연함도 가졌다. 상당히 장래가 기대된다. 감독 입장에서 이 선수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가 숙제다.
솔직히 지난해만큼 기대되지 않는다. 견제가 심해질 것이다. 풀어 나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본인이 풀어내지 못하면 평범한 선수다. 저도 책임감이 생긴다. 잘 슬기롭게 헤쳐나간다면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감독인 제 입장에서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큰 선수로 가는 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에이스 김대원의 활약.
기대된다. 지난해 정말 팀을 위해 일했다.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다만 허리가 정상이 아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지난해를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현준이, 대원이의 좋은 모습이 지난해만큼만 나와도, 그 이상을 끄집어 내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만큼만 해줘도 좋다. 등 번호도 10번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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