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cm면 어때' 맨유 CB, 실력으로 완벽 증명..."내가 잘못 봤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10 12: 10

리산드로 마르티네스(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의심을 감탄으로 바꾸고 있다.
리산드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아약스를 떠나 맨유에 합류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그를 강력히 원했고, 옵션 포함 6737만 유로(약 914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투자했다.
많은 이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리산드로는 175cm로 센터백치고는 작은 키를 지녔기 때문이다. 176cm임에도 월드컵 무대를 지배했던 이탈리아의 전설적 센터백 파비오 칸나바로(50)보다도 작다. 아무리 그가 뛰어난 왼발 빌드업 능력과 일대일 수비 능력을 가졌다지만, 거칠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통하기 어려우리란 우려가 많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로 리산드로는 시즌 초반 고난을 겪었다. 맨유는 개막전부터 홈에서 브라이튼에 무릎 꿇었고, 다음 경기 브렌트포드전에서는 0-4로 충격적인 대패를 맛봤다.
곧바로 리산드로를 향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선배 게리 네빌은 "PL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키가 작다면, 센터백으로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고, 제이미 캐러거도 "너무 빨리 판단해선 안 되지만, 그는 키 때문에 포백 중앙 수비수로 뛸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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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산드로는 빠르게 실력으로 증명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그는 점차 PL에 적응해 나갔고, 이제는 라파엘 바란과 함께 맨유 수비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는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맨유가 4위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캐러거도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리산드로를 극찬했다. 그는 네빌과 '스카이 벳'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더 오버랩'에 출연해 "리산드로는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렇게 작지만, 센터백으로 뛰려면 분명히 특별한 선수여야 한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캐러거는 "리산드로는 맨유의 정신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그가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와 카세미루 덕분에 맨유는 더 힘차고 강해진다"라며 "모든 선수들은 약점을 갖고 있지만, 최고의 선수들은 그를 숨긴다. 리산드로는 정말 좋은 선수이며 그는 멋진 대처로 나를 놀라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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