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바라본 구자철은? "좋은 선배지만 해설은...", "구글거림 느껴져" [오!쎈 제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08 18: 56

지난해 해설 위원으로 깜짝 변신했던 구자철(34, 제주)이 다시 선수로 돌아왔다. 동료들도 방송 마이크를 내려놓은 그를 보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구자철은 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K리그 동계 전지훈련 5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2022년이 끝났다. 2023년 동계 훈련을 하면서 좋은 분위기로 열심히 해왔다.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구자철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KBS 해설 위원으로 활약했다. 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만난 그는 "후배들이 나라를 대표해서 국민들께 기쁨과 희망을 드리는 데 함께하고 싶었다. 또 선수들이 결과를 내서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구자철은 축구와 방송 중 무엇이 더 쉬운지 묻는 말에 "계속해왔던 축구가 쉽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주장 최영준도 구자철의 의견에 격하게 동의했다. 그는 월드컵 때 KBS 채널을 봤냐는 질문에 "아니다. 죄송한데 저는 못 듣겠더라. 제가 자철이 형을 알아서 그런지 도전은 했는데 보다가 '아 진짜 안 되겠다' 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부주장 안현범은 의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질문에 "KBS 중계는 봤다. 보다가..."라며 말을 흐리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봤다. '그래도 팀 동료인데 봐야지' 하면서 봤다"라고 답했다. 미처 꺼내지 못한 속마음까지 전해지는 짧은 침묵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렇다면 해설이 아닌 '동료' 구자철은 어떤 선수일까. 이번에는 두 선수 의견이 정확히 일치했다. 최영준과 안현범 모두 엄청난 선수이자 모범이 되는 선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최영준은 "생각과 달리 인간미가 정말 넘친다. 처음에는 네임 밸류에 따른 무게감이 있을까 봐 저도 선수들도 조금 걱정했다. 팀에 잘 녹아들지 못하면 어쩌나, 우리랑 너무 다른 레벨에서 놀면 어쩌나 등의 걱정을 했다"라며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후배들도 잘 챙기고 고참들도 잘 챙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한다"라고 미담을 꺼냈다.
안현범도 "자철이 형은 사람이 정말 좋다"라며 "알다시피 엄청난 성과를 거둔 선수다. 그런 선수가 열심히 하는데 밑에 있는 선수들이 안 따라올 수가 없다. 나만 하더라도 자철이 형이 열심히 하면 따라하게 된다"라고 '구자철 효과'를 증언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만 두 선수 모두 한 가지를 덧붙였다. 바로 '말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였다. 
최영준은 "문제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 임팩트만 말해주면 좋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해준다. 선수들이 '진짜 좀 말이 많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한 주제로 말하시지 않는다. 이 주제도 그만큼, 또 다른 주제도 그만큼 얘기를 하신다. '독일에서는'이란 말을 많이 하신다. 항상 '유럽에서는', '선진 축구'라는 말로 시작하신다"라고 웃었다.
안현범도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다. 그는 "자철이 형은 개그를 너무 많이 한다. 내 스타일은 아니다. 재미가 없다"라며 "멋있는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상한 개그만 하려고 한다. 사람은 정말 좋은데...‘구글거림(구자철+오글거림)’이 뭔지 알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