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라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
국내 복귀를 시도했던 빅토르 안(38, 한국명 안현수)이 어제서야 입을 뗀 이유다. 가장 해명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
코치로 ‘친정팀’ 성남시청 복귀를 시도했지만 지난달 31일 최종 불발된 빅토르 안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흐른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채용이 진행 중인 시기에 자신을 저격했던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성남시청은 빙상팀 코치 채용 공고를 냈다. 빅토르 안이 지원자 7명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빅토르 안의 국내 복귀 시도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빙상지도자인들은 빅토르 안은 적합하지 못한 인재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이하 지도자연맹)’이란 이름으로 "빅토르 안은 (2011년 러시아)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며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지도자연맹의 입장이 나온 뒤 빅토르 안이 상위 2배수 후보에 들지 못해 중도 탈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성남시청 선수단의 자필 사인이 들어간 성명서 내 ‘경기를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원하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를 의식한 듯 결국 성남시청은 ‘적임자 없음’을 발표, 코치 채용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이번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 채용은 소득 없이 논란만 낳은 채 마무리된 가운데, 이제야 빅토르 안이 입을 열었다.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그동안)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뗀 빅토르 안은 러시아 귀화 과정에서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자세하게 주장했다.
그는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했다. 러시아빙상연맹 회장님을 뵙고 앞으로 훈련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귀화 제안을 받았다. 러시아 팀에 있는 ‘러시아-호주 이중국적자’ 타티아나 보루돌리나 여자 선수를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이중국적이 가능한 줄 알고 알아본 것이 사실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저는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많은 고민 끝에 좋은 운동 환경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팀 그리고 저를 믿어주는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님의 진심을 느껴 7월에 귀화 결정을 했다. 수령한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다 판단돼 심장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운동선수 후배에게 전액 기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귀화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8월에 러시아 측 기사로 알려지면서 한국 측에선 연금을 7월에 먼저 수령하고 8월에 귀화를 결정한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 귀화가 알려진 것은 8월이지만 7월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은 앞으로 이러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저는 귀화 후에 언론에 서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면서 "이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