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 시즌' 이근호 "하루하루에 집중... 고참 역할 잘하겠다"[오!쎈 인터뷰]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2.07 09: 42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은퇴와 가까워지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38, 대구FC)가 2023년 시즌에 임하는 각오다. 당장 주어진 하루, 24시간에 집중한다.
지난 4일 대구의 2차 동계 전지훈련 장소 일본 가고시마로 건너간 이근호는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원권 대구 감독(42)과 4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부주장’ 이근호는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것과 함께 선수단을 앞에서 잘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다.

[사진] 이근호 / 한국프로축구연맹

‘아찔했던’ 지난 시즌이 이근호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강등 싸움을 하던 대구는 ‘소방수’로 등장한 최원권 감독 체제 속 잔류를 확정지었다. 일본 출국 전 1차 전지훈련지 남해에서 만난 이근호는 “2022년엔 아쉬움이 많았다. 다가오는 시즌엔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젠 나이가 있다. 당연히 발전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몸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여기에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잘 살리고 싶은 마음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실 1985년생 이근호가 ‘은퇴’를 말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찬란하고 길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 이근호 / 한국프로축구연맹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로 무대에 입문한 이근호는 2007년 대구로 이적해 2시즌 동안 59경기 23골 9도움을 기록, 대구 돌풍의 주역이었다.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11 선정,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당시 대구 팬들은 대구 엠블럼 속 태양에 착안해 '태양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후 이근호는 J리그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에 입단, 해외 경험도 했다. 2012년 울산 소속으로 K리그에 복귀한 후 상주상무(군복무), 엘자이시(카타르), 전북, 제주, 강원 등에서 뛰며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2018년 울산으로 둥지를 옮겨 3시즌 간 뛰면서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에 일조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한 시즌 임대로 뛰다 2022년 1월 완전 이적한 이근호는 “최근 몇 년간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을 했다. 대구 복귀 첫 시즌 때도 집에 ‘1년만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길어지고 있다. 이젠 아내가 (올해만 하겠다는 제 말을) 안 믿는다(웃음). 대구에서 먼저 ‘이번 시즌도 같이 하자’고 이야기해 주셨다. 감사하다”고 들려줬다.
그러면서 “(선수생활을) 억지로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뛰고 또 뛰려고 한다. 우선 올해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 이근호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근호는 무엇보다 부상을 가장 경계한다. 그는 “이 나이에 아프면 참 서글프다. 그래도 동갑인 울산 현대의 (박)주영이, 또 (염)기훈이 형(40, 수원삼성)이 아직 같이 뛰고 있어서 힘도 나고, 위로도 된다. 기훈이 형 하고는 ‘올해도 한 번 잘 뛰어보자’는 새해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팀 내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가야 하는 이근호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매끄럽게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잘하고 싶다. 올 시즌 대구의 분위기는 좋다.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제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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