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못 믿겠으면 감독인 나를 믿어라" 고영준을 꿈꾸게 한 한마디 [오!쎈 제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2.07 09: 02

 "자기 자신을 못 믿겠으면 감독인 나를 믿어라."
고영준(22, 포항)이 우승이라는 꿈을 믿고 달려가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김기동(51) 감독의 한마디였다.
김기동 포항 감독과 포항 선수단은 6일 오후 1시 서귀포시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5차 미디어 캠프에 참석했다. 어느덧 프로 4년 차에 접어든 고영준도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포항은 다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밟는다. 포항은 지난 2021년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을 이겨내고 ACL 결승에 진출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결과는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2년 만에 ACL에 나서게 된 고영준은 "재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조별 예선을 다 모여서 진행했다. 이번에는 예전에 제가 어릴 때 보던 것처럼 홈에서 한 번, 원정에서 한 번 경기를 펼친다.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빨리 경기하고 싶다"라며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는 명실상부 포항의 핵심 선수로 자리한 고영준이지만, 아쉬운 결정력은 여전히 옥에 티다. 골문 앞까지 침투하고 만들어가는 움직임은 합격점이지만, 마지막 슈팅이 아쉽다는 평가다. 김기동 감독도 작년 9월 올림픽 대표팀을 다녀온 고영준을 보며 "영준이 슈팅 때는 '에이'하는 소리밖에 안 나왔다고 말해줬다"라며 애정 어린 쓴소리를 뱉었다.
올해도 고영준의 숙제는 결정력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훈련 때마다 (골 결정력을) 말씀하신다. 솔직히 훈련 때도 골을 잘 못 넣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인식할 수 있도록 많이 이야기해주신다. 저도 골을 많이 넣고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된다.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포항 공격진에는 새 얼굴이 많다. 베테랑 측면 공격수 김인성, 백성동과 대구에서 활약하던 제카가 팀에 새로 합류했다. 고영준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고영준은 "형들 모두 좋은 선수들이고 능력이 뛰어나다. 제가 형들에게 맞추기보다는 형들이 제게 많이 맞춰주시지 않을까 싶다"라며 "저보다 경험도 많고 좋은 선수들이다. 경기를 뛰면서 서로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서로 스타일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고영준은 올 시즌 개인 목표도 밝혔다. 그는 "공격 포인트 15개가 목표다. 작년에는 목표가 11개였는데, 달성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이 더 필요해서 올해는 일부러 더 올려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리그 37경기 6골 4도움이었다.
이날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기동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선언했다. 물론 쉽지 않은 목표지만, 주장 김승대 역시 "우승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중하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승점을 더 잘 따낸다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고영준도 이제는 우승이라는 꿈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말씀하셨을 때는 솔직히 확신은 없었다. 선수단도 많이 바뀌고 새로운 시작이지 않은가. 저도 놀랐다"라면서도 "그런데 감독님께서 훈련 중에 한 번 더 말씀하셨다. '나도 그냥 말하는 게 아니다. 느끼는 게 있어서 말하는 거다'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자기 자신을 못 믿겠으면 감독인 나를 믿어라'다. 자기 자신도 믿고 감독님도 믿고 서로를 믿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6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고영준은 이미 지난해 U-23 아시안컵 등을 통해 황선홍호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도 크다. 그는 작년 9월 친선 경기와 11월 친선 경기에도 모두 소집됐다.
고영준도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황선홍호에서는) 포항에서와 포메이션도 비슷했고, 위치도 같았다. 다른 걸 주문하기보다는 제가 잘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선수가 잘하는 플레이를 조합하려고 하신 것 같다. 그래서 더 플레이하기 편했다"라며 "저도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다. 황선홍 감독님께서 동계 때 연습 경기를 뛰던 시즌 때 경기를 뛰던 지켜보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잘해서 발탁되고 싶다. 저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눈을 반짝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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