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불리던 김경태(37, 신한금융그룹)가 16년만에 KL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한다. 영구 시드권자 자격 요건이 바뀌면서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는데, 감사의 뜻을 담아 “올해는 국내투어 전념”을 선언했다. 김경태가 국내 투어에만 뛴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영구 시드권자 자격 조건 변경이 김경태에게 KPGA 시드를 부여한 게 결정적이다. KPGA는 올해부터 영구 시드권자에 대한 자격을 기존 '통산 25승 이상 기록자'에서 '통산 20승 이상 기록자 및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로 변경했다. 이로써 현재 영구 시드권자는 최상호(68), 최경주(53, SK텔레콤), 한장상(83), 박남신(64), 양용은(51), 김경태까지 5명이다. 김경태는 국내서 6승, 일본에서 14승을 기록하고 있다.
김경태는 “영광이다. 가족들과 주변 지인 그리고 선, 후배 선수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뿌듯하고 보람차다”며 “투어 생활에 있어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고 새로운 목표 의식도 생겼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투어 17년차’다. 투어 입성 초기에는 박남신, 강욱순, 신용진 등 지금은 시니어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선수들이 투어를 꽉 잡고 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감회가 남다르다. 평생 이름이 남게 되는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아 행복하다. KPGA 임직원 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이야기했다.
김경태가 쌓은 기록을 보면 그의 별명이 왜 ‘괴물’인지 잘 알 수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화려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태극마크를 달았고 2005년과 2006년에는 ‘일본 아마추어 선수권대회’를 연이어 제패했다. 2006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포카리에너젠 오픈’과 ‘삼성베네스트 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 해 12월에는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개인전,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로 전향 후 2007년 투어에 데뷔한 김경태는 시즌 첫 번째 대회인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사상 최초로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역사를 써냈다. 아직까지도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김경태는 바로 다음 대회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능애플시티 오픈’에서도 우승하며 데뷔 첫 해 시즌 3승을 달성한 김경태는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상금왕’, ‘덕춘상’, ‘명출상(신인상)’을 쓸어 담았다.
2008년부터는 일본투어, 아시안투어에서도 활동했다. 2010년 일본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한국인 최초로 일본투어 ‘상금왕’에 등극했다. 2011년까지 밀리언야드컵 한국 대표, 2011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대표,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로열트로피 아시안팀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2015년에는 일본투어에서 무려 5승을 거둬 일본투어 ‘대상’과 ‘상금왕’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일본투어 7개 대회 출전만에 3승을 쓸어 담았다.
김경태는 “일본 생활을 돌이켜보면 2015년은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2010년에 상금왕을 한 뒤 2013년과 2014년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며 “2015년 1월에 결혼을 했고 오랜 시간 함께 한 캐디도 바꿨다.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큰 모험이었지만 다행히 성공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경태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19년 일본투어 ‘카시오월드 오픈’이다. 김경태는 ‘카시오월드 오픈’ 우승 포함 일본에서만 14승을 거뒀다. 이는 한국 선수 중 일본투어 최다 우승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김경태가 일본에서 획득한 상금은 약 89억 원(948,298,751엔)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꾸준하게 활약한 김경태였지만 지난해 국내서 김경태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2021년 KPGA 코리안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1개 대회서만 컷통과해 시드를 잃었다. 2022년은 일본투어에 전념했고 참가한 17개 대회 중 공동 29위를 기록한 ‘더 크라운스’ 포함 7개 대회서 컷통과했다.
김경태는 “최근 2년간 등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현재 잘 회복하고 있다. 올해는 꼭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것”이라며 “2023 시즌은 K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내서만 활동하는 것은 2007년 이후 16년만인 만큼 설렌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달 25일부터 태국에서 전지훈련에 돌입한 김경태는 이번 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