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면 변명같지만, 프로경기에서 이런 일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침통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깊은 한 숨이 나왔다. 경기 시작 40분 전에 심판의 실수로 인해 진영을 잘못 전달받은 브리온 최우범 감독은 답답한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사실 경기를 미뤄야 하는 상황에서 브리온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온라인 시청자들을 고려해 경기 속개를 결정했다.
브리온은 5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KT와 1라운드 경기서 0-2로 패했다. 드래곤 영혼을 가져가면서 유리하게 흘러가던 1세트를 장로드래곤과 내셔남작의 바론 버프를 차례대로 내주고 역전패한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브리온 최우범 감독은 “유리했던 1세트를 역전당한 것이 전체적인 패인이다. 2세트는 소통이 안되는 상황에서 전령 싸움각을 봤다. 전령 싸움에서 대패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걱정스러운 점은 항상 유리했던 경기를 놓치면 다음 경기를 더 무기력하게 패한다. 그 점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시리즈였다”고 경기 총평을 전했다.
LCK 리그 사무국의 실수로 경기 시작 40분전에 제대로 된 진영을 인식한 사고에 관련해 최 감독은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리 실수는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치명적인 실수였다. 사실 프로 경기에서는 나오면 안되는 이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점이 너무 화가 난다. 패한 팀에서 이런 말이 변명이 될 수 있지만, 몇 십분전에 진영이 바뀌는 이런 사고는 우리 팀에서 끝났으면 좋겠다. 우리가 프로라는 이름을 걸고 있지만, 우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프로의 입장에서도 이런 일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덧붙여 최 감독은 “피해를 보는 우리 선수들과 팬 분들도 피해를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그냥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이렇게 넘어가기에는 너무 큰 실수라고 생각된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최우범 감독은 “유리했던 1세트를 패해서 아쉽다. 2세트는 무기력했다. 안 좋은 부분들 고쳐서 KT를 2라운드에서 만나게 되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맞서겠다”며 “3승 3패, 시즌 전 예상보다는 잘 해주고 있다. 서로 이해할 걸 이해하고, 보완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패배로 주눅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