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때 두 자릿수 골을 넣고 싶다. 또 시상식에서 멋진 소감도 말해보고 싶다."
지난 시즌 좋은 개인 성적을 남긴 '대구의 아들' 고재현(24, 대구FC)이 당찬 소감을 밝혔다.
고재현은 지난 1일 오후 2시 경남 남해에 위치한 미조공설운동장에서 펼쳐진 전주대학교와 연습경기에서 1골을 터트려 팀의 4-2 승리에 일조했다.
이후 곧바로 오후 7시부터 남해군종합사회복지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4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는 소감도 덧붙였다.
다음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고재현이다. 그는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8년 대구에서 프로 첫 시작을 알린 고재현은 2020-2021시즌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임대 생활한 뒤 복귀했다. 다시 대구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 K리그1에서 13골 2도움을 몰아치며 한 단계 크게 성장했다.
특히 뛰어난 위치 선정과 득점 감각으로 이탈리아의 레전드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 이름을 따 '고자기(고재현+인자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잘했던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시즌을 위해 고재현은 남해 1차 전지훈련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최원권 감독대행이 “태도가 좋다”며 “눈빛이 달라진 선수”라고 말한 4명의 선수 중 고재현이 포함되기도 했다.
고재현은 이날 먼저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이 강등권 혈투 끝에 잔류를 확정했다.
그는 “지난 시즌은 절대 반복하기 싫은 시간”이라며 “두려움과 불안함을 처음 느껴봤다”고 눈을 크게 떴다.
이어 “잠을 잘 자는 편인데 그때 처음으로 왜 사람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잠을 못 자는지 이해했다. ‘내가 스트레스를 그만큼 많이 받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이제야 마음에 여유가 생겨 말하는 것인데) 오히려 마지막에 더 뜻깊은 감동을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값진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잔류 확정하기 전) 수원 삼성과 FC안양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편하게 보고싶다' 생각했다. 그게 딱 뜻대로 이뤄져서 너무 좋았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 '수원이 참 힘들겠다' 생각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1차 전지훈련을 통해 고재현은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과 파괴력을 주는 공격력을 갖추고 싶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다. 폭발력을 기를 수 있도록, 그 점에 초점을 맞춰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크게 성장해 '대구의 아들'이라 불리곤 했다. 고재현은 "그런 별명이 있단 것에 감사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이나 경기할 때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 더 좋은 모습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원권 사령탑에 대해선 고재현은 "참 좋으신 감독님"이라면서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게 느껴진다. 다만 감독님께서 코치로 계셨을 때 더 가깝게 느껴지긴 했다. 일명 '편의점 내기'를 하기 위해 같이 편의점에 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기는 하는데 같이 편의점에 가는 일은 없다"고 웃으며 "감독님을 이해한다. 그래서 전혀 서운하지 않다. 무게감이 전과는 확실히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을 너무 잘 알기에 그런 모습에서 '오히려 우리를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끼곤 한다"고 설명했다.
고재현은 올 시즌 목표로 "두 자릿수 골을 넣고 싶다. 또 지난 시즌을 마치고 K리그 시상식을 가봤는데, 그때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다시 그 자리에 올 시즌 끝나고 가고 싶다"며 "시상식 현장에 직접 가보니 '그런 훌륭한 선수들 사이에 나도 앉아 있구나. 내가 열심히 달려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다"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
이어 "언젠가는 나도 상을 받고 멋진 소감을 말해보고 싶다. 작년에 좋았던 리듬을 쭉 이어갈 수 있도록 남은 2차 전지훈련 때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대구는 이날 전주대학교와 경기를 끝으로 1차 남해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가운데, 연습경기 성적 10전 10승 41득점 7실점을 남겼다.
대구는 오는 4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전지훈련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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