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외국인 선수 교체 후 7경기에서 5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뒷심을 발휘하며 봄배구에 가까워지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전을 3-0 셧아웃 승리를 장식하며 5라운드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30·등록명 캣벨)이 양 팀 최다 21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54.05%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14승11패 승점 41점이 된 도로공사는 4위 인삼공사(11승14패·승점35)와 격차를 6점 차이로 벌렸다. 3~4위 승점 차이가 3점을 넘으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는다. 시즌 종료까지 11경기가 남아있지만 도로공사는 봄배구는 물론 3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을 높였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도로공사는 봄배구를 장담할 수 없었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9승9패 승점 26점으로 3위 자리를 지켰지만 4~5위 인삼공사와 GS칼텍스에 승점 1점 차이로 쫓기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뽑은 카타리나 요비치의 기복이 심해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시즌 절반을 기다렸지만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자 도로공사는 3라운드를 마치고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결정했다. 프로 경력이 짧은 카타리나 대신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뛰는 등 V리그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캣벨을 불러들였다. 한국 문화, 리그 특성을 잘 아는 캣벨에겐 따로 적응기가 필요 없었다.
캣벨이 합류한 4라운드에 도로공사는 4승2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5라운드 첫 경기까지 잡고 캣벨 합류 후 5승2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캣벨은 세트당 6.1득점에 공격 성공률 37.93%로 활약 중이다. 카타리나가 세트당 4.6득점에 공격 성공률 35.9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양질의 활약이다. 백어택도 세트당 0.79개를 성공해 카타리나(0.17개)보다 후위에서 활용폭도 넓어졌다.
캣벨 합류 시점과 맞물려 안정을 찾은 이윤정은 “세터로서 공격 옵션이 하나 더 늘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백어택적인 부분을 많이 안 써서 단점으로 꼽혔는데 그런 부분이 좋아졌다”고 반겼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윤정이가 시즌 초반 토스 타이밍이나 스피드를 공격수한테 맞춰주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캣벨이나 (박)정아에게 같은 높이, 같은 스피드에 주면 되니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발가락 부상이 겹치며 고진했던 박정아의 컨디션까지 올라오면서 캣벨과 쌍포를 이루고 있고, 이윤정의 경기 운영도 원활해졌다.
캣벨 특유의 하이 텐션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전임자 카타리나가 시즌 전 부친상을 겪어 심적으로 고생한 반면 캣벨은 쉴 새 없이 말하며 동료들의 기를 살린다. 문정원은 “캣벨이 오면서 연습할 때부터 코트 분위기가 좋아졌다. 캣벨도 무릎이 안 좋은 걸로 알고 있는데 티내지 않고 우리 선수들한테 ‘힘내자, 해보자’며 웃으면서 활기차게 한다”고 고마워했다.
적절한 시점에 이뤄진 외국인 선수 교체로 반등에 성공한 도로공사는 시즌 전 중위권 예상을 깨고 1~2위 현대건설, 흥국생명에 이어 3위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시즌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아의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 버텨줬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인데 5~6라운드를 조금 더 버텨야 한다”며 “(3~4위) 승점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다음 경기 준비부터 확실히 하겠다. 항상 기복이 있지만 선수들도 기회가 왔을 때 뭔가 잡으려는 욕심이 있다”는 말로 캣벨 효과로 달라진 팀 분위기를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