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원하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5, 성남시청)이 소속팀 성남시청 빙상부 코치 채용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최종 면접에서 탈락한 빅토르 안(38)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최민정은 3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안녕하세요. 성남시청 쇼트트랙 선수 최민정입니다. 현재 성남시청 코치를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시합을 뛰는 건 결국 선수들입니다. 선수들이 원하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또한 최민정은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함께 공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다겸, 서범석, 이준서, 김건희, 김길리 등 소속팀 동료들도 다 같이 서명한 공동 입장이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저희는 성남시청빙상부 선수들입니다. 현재 저희 빙상부는 감독과 코치가 모두 공석인 가운데 코치 공개 채용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 코치 선발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선발이 아닌,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남시청 빙상부는 전, 현직 대표팀 선수들을 가장 많이 확보한 팀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팀을 이끌기 위해서 지도자 중 코치, 감독 경력이 가장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소통이 가능한 코치님이 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관계자분들께서 도와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도움을 부탁했다.
앞서 성남시는 빙상팀 코치 채용 공고를 발표했다. 그러던 중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지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앞서 그는 2010 밴쿠버 올림픽 국가대표 탈락에 이어 이듬해 소속팀 성남시청 빙상팀까지 해체되자 러시아로 귀화했고,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대표로 3관왕에 올랐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해 남자 1000m, 2000m 혼성 계주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빅토르 안은 성남시청 코치직을 통해 국내 복귀를 노렸으나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그와 함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대표팀을 이끈 김선태 전 감독도 탈락했다. 성남시는 총 7명이 지원했으며 빅토르 안과 김 전 감독은 상위 2배수 후보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센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러시아 귀화에 이어 중국 대표팀 지도자를 밭은 빅토르 안이 국내 복귀를 시도하자 반발이 나왔다. 특히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그가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았음에도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거짓 해명했다며 복귀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일까. 여러 추측이 오가던 중 쇼트트랙 최고 스타 최민정을 비롯한 성남시청 선수들은 공개적으로 도움을 호소하며 성남시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과연 선수들이 던진 강수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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