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참았다. 긴 시간, 하나하나 준비했다. 마침내...2023년 공격 신호가 떨어졌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가 한국 시장에도 파상공세를 선언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공세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 이름도 ‘더 뉴 비기닝, 더 뉴 제너럴 모터스(The New Beginning, The New General Motors)’다. 그 동안 이 회사의 이름으로 사용됐던 '한국 지엠'이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대신 '제너널 모터스'와 'GM'만 나부꼈다. GM의 한국사업장을 글로벌 GM과 일체화하는 작업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공세의 실탄은 신차 출시다.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으로만 알려진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1분기 내에 출시하고 이 차를 포함해 올해에만 정통 아메리칸 차량 6종을 국내에 출시한다.
간담회는 실판 아민(Shilpan Amin)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의 영상 메시지로 시작됐다.
아민 사장은 “제너럴 모터스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6년 전 발표된 트리플 제로(Triple Zero) 비전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격대, 스타일을 갖춘 포괄적인 EV 포트폴리오를 통해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가 한국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으며, 고객 중심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공에 이어,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역시 이미 미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또 하나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연내 출시될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M은 2023년 사업의 핵심 전략 4가지도 공개했다. 사업 효율성 증대, 브랜딩 전략, EV 포트폴리오 확장, 탁월한 고객경험 제공의 4가지 명제다.
무대에 오른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사장은 “2023년, 제너럴 모터스는 매우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했으며, 이제 2023년 흑자전환과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렘펠 사장은 4가지 핵심 전략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사업 효율성 증대'는 비용 최소화와 생산 최대화를 통해 풀기로 했다.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1분기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하고, 2분기 내에 부평 창원 보령 공장의 생산능력 연간 50만 대 수준으로 극대화한다. 2018년 약속한 경영정상화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돼 2023년에는 견고한 재무실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브랜딩 전략'은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의 확고한 정립이다. 쉐보레, 캐딜락, GMC 등 브랜드 전반에 걸쳐 6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데, 이 모델들은 모두 ‘정통 아메리칸 차량’이라는 특장점을 부각한다. 메인스트림 제품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프리미엄과 럭셔리 세그먼트에 새로운 시장 입지를 창출하기로 했다.
'EV 포트폴리오 확장'은 연내 얼티엄 기반의 전기차 도입으로 실천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GM 얼티엄 플랫폼을 국내에도 도입한다. 즉, 얼티엄 플랫폼 기반의 첫 전기차 캐딜락 리릭(LYRIQ)이 올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리릭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탁월한 고객 경험 제공'은 서비스 확장을 말한다. 동서울서비스센터를 재건축하는 등 400여 개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수입차 수준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펼친다. 에이씨델코(ACDelco)와 온스타(OnStar) 서비스를 도입해 프리미엄한 고객 경험을 확대한다.
이어진 고객 중심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주제로 한 패널 세션은 윤명옥 홍보부문 전무의 리드로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 채명신 디지털 비즈니스팀 상무가 나섰다. 이들은 2023년 GM의 3가지 혁신적 고객 경험 확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제너럴 모터스 브랜드를 통합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는 '브랜딩 전략'은 브랜드 경험의 재정의(再定義)로 구체화된다. 쉐보레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BE CHEVY’를 시작하고, 제너럴 모터스의 핵심 제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통합 브랜드 하우스가 상반기 중에 열린다. 글로벌 3개 브랜드(쉐보레, 캐딜락, GMC)의 멀티 브랜드 전략이 이렇게 펼쳐진다.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 강화'에는 여러 가지 실천항목이 등장한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온라인 차량 판매를 확대하고, 수입차 브랜드 중 최대 규모인 400여 개 서비스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직영정비사업소인 동서울서비스센터를 신축하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애프터마켓 부품 및 정비 서비스 네트워크 에이씨델코를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GM 브랜드 이외의 타 브랜드 수입차 보유자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의 국내 도입도 관심사다. GM은 국내 고객의 디지털 경험 확대를 위해 ‘디지털 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26년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를 연내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의 상태 확인, 원격 제어 등이 가능하다.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제너럴 모터스는 진정한 아메리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메리카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자유, 다양성, 개척정신, 포용성 등이 있으며, 쉐보레가 추구하는 아메리칸 밸류를 ‘BE CHEVY’라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국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라며 “캐딜락과 GMC 역시 각 브랜드의 가치를 바탕으로 수입차와 럭셔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를로스 미네르트 부사장은 “제너럴 모터스에서 영업, 서비스 총 책임자로서 제 임무는 고객들과의 모든 접점, 차량 구매, 배송, 그리고 서비스까지 전체 여정을 고객들의 관점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드는데 있다”라며 내수시장에서 고객 중심의 판매와 서비스 전략을 강조했다.
채명신 상무는 제너럴 모터스의 디지털 비즈니스의 비전을 공유하며 “이제 자동차는 단순 교통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모바일 플랫폼”이라며 “온스타는 1996년 출시 이후 전 세계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텔레메틱스 서비스이며, GM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기술(Software Defined Vehicle Technology)과 함께 디지털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한 강력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너럴 모터스 한국 사업의 재무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발표도 있었다.
에이미 마틴(Amy Martin)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에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 수익성 있는 글로벌 차량 라인업의 확장, 환율 효과 등을 통해 재무실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으며, 이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2023년에도 재무실적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