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데이 쇼다운’에 걸맞는 경기였다. 2023 LCK 스프링 시즌 개막 이후 최고의 명승부가 나왔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명승부의 승자는 T1이었다. T1이 숙명의 라이벌 디플러스 기아를 역대급 명승부 끝에 꺾고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T1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디플러스 기아와 1라운드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T1은 유일하게 이번 스프링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개막 4연승(득실 +6)으로 선두로 뛰어올랐다.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디플러스 기아는 3승 1패 득실 +5로 한 계단 내려간 2위로 떨어졌다.
출발은 디플러스 기아가 좋았다. ‘캐니언’ 김건부가 1세트 초반부터 바쁘게 움직이면서 디플러스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봇 로밍을 통해 ‘데프트’ 김혁규의 퍼스트블러드에 힘을 보탠 김건부는 기막힌 동선 활용으로 첫 전령 사냥까지 챙기면서 스노우볼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미드로 올라간 봇 듀오를 지원한 ‘캐니언’은 ‘페이커’를 제압, 디플러스가 두 번째 킬을 챙겼다. 드래곤 둥지를 둘러싼 교전에서는 ‘쇼메이커’가 ‘오너’를 다운시키면서 양 팀의 격차가 야금야금 벌어졌다.
하지만 T1도 한 방이 있었다. ‘바론 도적단’ 답게 기습적인 내셔남작 공략으로 첫 바론 버프를 가져온 T1은 바론 파워 플레이로 6300골드를 획득하면서 단숨에 글로벌골드를 3000 가까이 앞서나가게 됐다.
그러나 한 번의 반전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첫 바론을 허용한 디플러스는 두 번째 바론까지 용납하지 않았다. ‘데프트’ 김혁규가 제리로 바론 버프를 가로채면서 반전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에 탈리아-나르의 연계 플레이로 흐름을 또 한 번 뒤틀면서 담원이 선취점을 챙겼다.
기선을 제압당한 T1도 2세트 강점을 되살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초반 디플러스의 압박에 ‘데프트’의 제리에 트리플 킬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흑마술로 불리는 운영을 바탕으로 포탑과 라인서 골드를 챙기면서 대등한 구도를 만들었다.
오히려 수세에 몰린 디플러스가 무리하게 바론 공략에 나섰지만, T1은 기다렸다는 듯 디플러스의 승부수를 받아치면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디플러스의 넥서스를 불태웠다.
1-1로 맞선 3세트 T1이 LCK 최초로 칼리스타 서포터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캐니언’ 김건부의 절묘한 봇 라인 개입에 디플러스가 순조롭게 경기를 출발했지만, ‘오너’와 ‘페이커’가 로밍을 통해 봇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기의 흐름이 다시 T1 쪽으로 넘어갔다.
봇의 주도권을 되찾은 T1은 드래곤 오브젝트를 차곡차곡 챙기면서 굳히기에 돌입했다. 승기를 잡은 T1은 내셔남작 사냥으로 바론 버프를 두른 뒤 그대로 디플러스의 넥서스까지 쇄도하면서 명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