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깜짝 영입 이끈 '에이전트 Y' 염기훈..."수원, 무게감이 달라졌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1.28 11: 36

'명가 재건'에 나선 수원삼성이 김보경(34)을 품에 안았다. 깜짝 영입 뒤에는 '에이전트 Y' 염기훈(40, 수원삼성)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수원은 지난 17일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테크니션 김보경이 2023시즌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에 입성한다"라며 김보경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병근 감독은 그를 중심으로 '주도적 축구'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탈압박 능력과 플레이메이킹, 연계 플레이를 자랑하는 김보경에게 지휘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원 싸움에서부터 크게 애를 먹었던 수원으로서는 반가운 얼굴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소 놀라운 이적이다. 김보경은 총 5시즌이나 전북에 몸담았던 베테랑이다. 선수 거래가 잦지 않은 수원과 전북 간 사이와 그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영입이었다.
에이전트 역할을 자처한 염기훈의 공로가 컸다. 27일 제주에서 열린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서 만난 그는 김보경 영입 비화를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기훈은 "보경이를 처음 봤을 때가 22세 시절이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후배"라며 "보경이에게 전화해서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을 같이했으니 마무리도 같이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기훈은 "보경이가 우리 팀에 오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 베테랑 선수가 왔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김보경에게도 수원 이적은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 시즌 강등 직전까지 내몰렸던 수원인 만큼, 리그를 주름잡는 강팀인 전북과 울산에서 뛰던 시절과는 많은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팀 전술도 그의 역할도 이전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염기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 왔을 때 보경이에게 '전북, 울산 있을 때처럼 주변에서 도와주는 선수가 많은 축구와 수원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야 하기에 더 힘들 수 있다고 했다"라며 "나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겠다고 했다. 보경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수원으로서는 피치 위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염기훈은 이제 플레잉 코치인 만큼, 출전 시간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그 역시 "예전 수원과 지금 수원은 하늘과 땅 차이다. 스쿼드 자체가 너무 달라졌다. 그때는 어디에 가도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지금은 어린 선수들 위주"라며 "받아들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평상시 기량을 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믿을 구석은 역시 김보경이다. 1989년생인 그는 염기훈을 제외하면 팀 내 최고참인 만큼, 이적과 동시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염기훈도 "보경이가 영입된 것이 큰 힘이다. 이후 우리 팀에 무게감이 느껴진다"라며 김보경이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