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나 실패보다 도전과 발전, 경험을 더 많이 생각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해외파 선배' 김보경(34, 수원삼성)이 유럽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오현규(22, 셀틱)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김보경은 2023시즌을 맞아 수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이제 익숙해진 초록 유니폼 대신 푸른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제주에서 훈련 중인 김보경은 27일 열린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그동안 많은 팀에 있었다. 수원에 도착해서 낯설기보다는 있던 곳에 온 느낌이었다. 옷이 잘 맞는 느낌이었다. 적응에 어렵지 않았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보경은 "팀에 늦게 합류해서 1차 거제훈련엔 참여하지 못했다. 제주에서 이틀째 훈련했다"라며 "생각보다 모르는 선수가 많아서 적응에 어려울까 했는데 오히려 어린 선수들과 친해지기 편했다. 장난도 많이 쳤다. 훈련도 감독님이 세밀하게 말씀해 주셔서 즐겁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이번 겨울 김보경을 품으며 중원에 힘을 더했지만, '주포' 오현규를 잃었다. 앞서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챔피언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를 밟게 됐다. 수원도 그를 지키려 애썼으나 셀틱의 끈질긴 구애와 오현규의 강한 의지에 길을 터줄 수밖에 없었다.
김보경도 오현규와 비슷한 나이에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지난 2012년 23세의 나이로 카디프 시티 유니폼을 입으며 도전에 나섰다. 당시 김보경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출전 기회를 따낼 수 있는 카디프를 택했다.
어느덧 11년이 지났다. 이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된 김보경은 후배 오현규에게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도 현규와 비슷한 나이에 (해외로) 나갔다. 그때 나도 도전적이고 열정적이었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라며 카디프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어 김보경은 "해외 진출은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발전할 수 있기도 하다. 지금 현규 나이에 가서 실수나 실패보다 도전과 발전, 경험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더 오랜 시간 동안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김보경은 내심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현규가 능력 있는 선수라고 들었다. 같이 플레이하면서 내가 많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함께 축구를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같이 뛰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다"라며 "이적설이 돌 때도 확정이 나지 않았으니 '올해 현규가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도록 내가 도울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김보경이 남긴 마지막 한 마디는 따뜻한 응원이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셀틱에 간다는 것은 영광이다. 축하해줄 일"이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현규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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