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 오현규(22, 셀틱)를 유럽으로 보낸 이병근 수원삼성 감독이 대체자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 끝에 극적으로 K리그1에 잔류했다. 명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성적이었다. 팀의 핵심인 오현규가 셀틱으로 이적하며 공격에서 공백도 생겼다.
새 시즌을 맞아 수원은 ‘패스 마스터’ 김보경(34)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염기훈은 플레잉코치로서 ‘라스트 댄스’를 춘다. 오현규의 공백은 대체선수를 영입해 메울 계획이다. 제주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이병근 감독을 만나 새로운 시즌의 계획을 들었다.
- 동계훈련에 임하는 각오는?
작년에 처음 승강플레이오프를 겪었다. 지난해 실수를 곱씹으며 올해는 반드시 재도약하겠다. 감독인 나부터 반성을 많이 했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와신상담의 각오다. 팬들이 즐거운 축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 목표는 상위 스플릿 복귀다. 나아가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하겠다. 체력훈련을 이겨낸다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지난 시즌 어려웠던 이유는?
우리가 실수가 많았다. 많이 분석했다. 올해는 어떤 축구를 할지 생각했다. 올해는 주도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 경기를 통해서 체력부터 실전감각까지 끌어올리려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상대가 어떤 팀이든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
상대의 장점을 최대한 빠르게 차단하고 수비도 최소화해야 한다. 공격전환 통제를 통해 템포를 우리 쪽으로 가져가야 한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 지난 시즌 도중에 부임했다. 온전히 처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동계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 체력과 조직력이 동계훈련부터 착실히 해야만 결과가 나올 것이다. 동계훈련을 통해서 부족한 점을 잘 채워야 한다. 선수들 간에 여러 호흡을 잘 만들어내야 한다.
- 오현규의 이적으로 공격에서 공백이 큰데?
가장 큰 문제가 오현규다. 감독 입장에서 현규를 잡고 싶었다. 작년에 현규가 했던 것이 있다. 올해도 기대를 하고 있던 선수다.
(해외진출을) 허락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규가 어렸을 때부터 EPL까지 가고자 하는 목표가 강했다. 그것을 내가 끊는다면 원망을 많이 들을 거라 생각했다. (꿈을) 꺾을 수 없었다. 현규가 유럽무대에서 성공해서 한국축구에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꿈을 열어줬다. 현규도 성공하길 바란다.
현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구단과 긴밀히 의사소통해서 외국선수든 국내선수든 여러 가지 다방면에서 찾고 있다.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를 고르고 있다. 팬들의 걱정도 사실이다. 좋은 선수를 데려와서 경기결과를 보여준다면 팬들의 우려를 씻을 수 있다.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다.
- 유럽에 가는 오현규에게 조언은?
현규가 작년 여름에 셀틱에서 오퍼가 왔었다. 아마 백만 불(약 12억 원)이었다. 미팅을 통해서 제의가 왔다고 했다. 현규가 정말 어릴 때부터 유럽으로 가서 축구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했다. 저도 그 꿈을 꺾고 싶지 않았다. 열어주고 싶었다. 어렵게 결정했다.
(현규가) 수원을 대표해서 간 것이다. 성공을 해야 한국축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왕 가기로 결정됐으니 잘하길 바란다. 일본 선수들과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더라. 그 꿈을 이루길 바란다. 나도 응원한다. 최종목표인 EPL에 가길 응원한다. 나도 직접 가서 응원을 해주고 싶다.
- 오현규 대체선수는 누가 될까? 축구커뮤니티에서 구체적 후보들 이름이 나오고 있는데?
구단과 검토 중이다. 결과를 내야 한다. 우리 팀에 안 맞는 선수가 온다면 문제가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와 맞아 떨어지는 선수다.
유럽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K리그 경험이 없다면 적응기간이 길어질 것이다. K리그 경험이 있다면 적응에 수월할 것이다. 바로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K리그) 경험 있는 선수들을 선호한다. 그런 선수들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에서 하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의논했던 선수가 나타나면 깜짝 놀란다. 맞아 떨어지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런 선수들도 다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있다.
-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코치들과 의논해 선수들 포지션과 베스트11 등을 짜고 있다. 공격에서 선수들 거의 다 바뀌었다. 바사니가 공격형 미드필더다. 패스능력이나 연결능력이 굉장히 장점이 보인다. 아코스티는 오른쪽 측면을 맡는다. 안양에서 포워드도 보고 측면도 봤던 선수다.
작년에 아쉬운 점은 스피드를 갖고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선수가 부족했다. 아코스티에게 그런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잘 받아들이고 있다. 바사니와 아코스티의 조합도 굉장히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두 선수가 순조롭게 예상만큼 잘 따라오고 있다.
- 오현규 이적으로 U22 활용은?
오현규가 있으면 어려움이 없었다. 강현묵 등 여럿이 있었다. 수원은 유소년이 풍족했다. 오현규가 나가고 U22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신입 선수들 찾고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 셋이 있다. 걱정은 되지만 동계훈련을 통해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이상민, 김주찬 등 특징이 있다. 선배들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들 장점이 보인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선수를 발굴해 U22 걱정을 덜겠다.
- 염기훈에게 플레잉코치로 재계약을 권유했는데?
작년에 와서 팀을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선수였다. 전술적으로 실행하는데 이해도에서 뛰어나다. 동료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다. 꼭 경기를 안 뛰어도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선수다. 올해는 기훈이가 플레잉코치로서 어린 선수들에게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기훈이가 80-80의 큰 목표가 있다. 나도 그 목표를 이뤄주고 싶다. 구단과 잘 맞아떨어져서 결정을 내렸다. 경기에 얼마나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염기훈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 김보경 영입으로 기대하는 점은?
김보경도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이다. 얽힌 실타래를 풀어줄 수 있는 선수라 과감하게 영입했다. 보경이가 염기훈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의 핵심선수다.
- 고승범을 부주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다른 팀 스카우트 설도 있었지만 구단에 강력히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작년 미드필드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올해 그 선수가 채워줄 수 있다. 구단에 이 선수는 꼭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대표까지 뽑히며 발전했다. 박스 투 박스를 침투할 수 있는 경기운영 능력을 갖췄다.
작년에 미드필드에서 밀렸다면 올해는 그런 선수가 들어와서 좀 더 안정감이 있고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김보경, 고승범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드필드 걱정을 덜 것이다.
- 수비라인과 골키퍼 보강은 없는데?
밖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다. 꼭 수비수들이 잘못해서 골을 먹고 경기에 졌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김태환 고명석이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영입은 못해서 아쉽지만 괜찮을 것이다. 수비에서 리커버리와 서로 간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서로 간의 약속을 지킨다면 실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골키퍼는 노동석이 나갔지만 박지민이 올라왔다. 양형모가 1번이고 박지민이 2번이다. 양형모가 많이 성장했고 노련하다. 서로 경쟁한다면 공백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형모가 잘할 것이다. 골키퍼 걱정은 안 한다.
- 2년차 감독으로서 각오는?
수원이 작년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전에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팬들의 기대가 크다. 그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그래도 수원삼성이 예전의 잘했을 때 명성을 되찾고 싶다. 상대팀만큼 지원은 안되지만 잘 뭉쳐서 팬들의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