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3부리그 EFL 리그 원에서 황당한 대리 퇴장 사건이 발생했다.
볼턴 원더러스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볼턴 유니버시티 오브 볼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리그 원 26라운드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와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6분 '에이스' 디온 찰스가 터트린 선제골이 결승골이 됐다.
경기 결과보다도 주심이 내린 어이없는 오심이 화제를 모았다. 사건은 전반 28분 발생했다. 볼턴이 공격하던 도중 공격수 엘리아스 카충가가 상대 수비 브랜든 쿠퍼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당연히 주심은 경기를 잠시 멈춘 뒤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잘못 됐다. 톰 닐드 주심은 카충가가 아니라 돌연 사이드라인에서 물을 마시던 찰스에게 다가가 퇴장을 선언했다.
순식간에 영문도 모른 채 퇴장당하게 된 찰스는 결백하다고 항의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당신은 심판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외쳤다. 심지어 두 선수는 닮지도 않았기에 더욱더 황당한 판정이었다.
볼턴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도 "레드 카드: 찰스가 퇴장당했다. 경기장에서 뭔가 혼란이 발생한 것 같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를 본 팬들도 "카충가가 레드카드를 보고도 자백하지 않았다니 믿기지 않는다", "우리의 최다 득점자를 내보내고 최악의 선수를 내버려뒀다. 실수 중에 실수", "주심은 눈이 안 보이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안 에바트 볼턴 감독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카충가가 모두를 실망시켰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라며 "사건으로부터 15야드 떨어진 곳에 있던 선수를 퇴장시키다니 당혹스럽다. 모든 잉글랜드 축구 리그에는 비디오 판독(VAR)을 도입할 충분한 재정이 있다.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대리 퇴장 사건은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발생한 적 있다. 지난 2014년 아스날과 첼시 경기 도중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박스 안에서 손으로 슈팅을 막았지만, 주심은 그와 외모가 닮은 키어런 깁스를 퇴장시켰다.
당시 애꿎게 레드카드를 받은 깁스는 강력히 항의했다. 진범(?)인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역시 자신이 반칙을 저질렀다고 주심에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프리미어리그는 2019-2020시즌부터 VAR을 도입했고, 더 이상 대리 퇴장 사건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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