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65)이 베트남에 남긴 업적을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집중 조명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16일 막을 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전에서 태국에 우승컵을 내주는 것을 끝으로 베트남과 동행을 마무리지었다.
2017년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이끌어냈다. 여기에 2019년 아시안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호성적을 추가했다.
감독으로 임하는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베트남 팬들은 박항서 감독에게 뜨거운 이별의 박수를 보냈다. 미쓰비시컵 태국과 1차전에서 한 팬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5년의 여정’ 한국어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또 다른 팬은 박항서 감독의 ‘미니 동상’을 손에 들고 있었다.
2차전 태국 원정을 앞두고도 베트남 팬들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던 박항서 감독에게 힘을 줬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을 응원하기 위해 태국 현지에 3000여 명의 베트남 팬들이 운집했다.
박항서 감독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지난 17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응원과 격려해주신 것 잘 알고 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베트남에서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지난 5년 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그리고 저 많이 응원해 주신 축구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AFC도 베트남에서의 박항서 감독의 업적을 치켜세웠다.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박항서 감독을 조명했다. 그가 베트남에서 일궈낸 것을 ‘영원한 유산’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술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베트남 ‘황금 세대’를 통해 베트남 축구 수준을 끌어올렸다. 전설적인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면서 ‘박항서 감독 체제’ 베트남 5년을 글로 돌아봤다.
AFC는 박항서호의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로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일본 8강전을 꼽았다.
당시 베트남은 일본에 0-1로 패했지만, 우승 후보였던 일본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 있는 경기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경기 후 ‘패자’ 베트남에 박수가 더 쏠릴 정도였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베트남을 떠나는 박항서 감독에게 AFC는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영원히 전설로 여겨질 것”이라고 전하며 글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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