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과 해리 케인(30, 이상 토트넘) 듀오가 8년 만에 다른 길을 걷게 될까.
영국 '데일리 메일'은 21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오는 여름 케인 영입을 간절히 원한다. 그 역시 맨유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open to joining United)"라고 보도했다.
케인은 토트넘 성골 유스이자 최고 슈퍼스타다. 그는 지난 2014-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이후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을 3차례나 차지했다. 특히 2020-2021시즌에는 21세기 최초로 PL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하기도 했다.
케인은 '영혼의 짝꿍' 손흥민과 찰떡 호흡으로도 유명하다. 둘은 PL에서만 무려 43골을 합작해내며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36골) 듀오를 제치고 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리그 34경기에서 동반 득점을 기록 중인 두 선수는 PL에서 가장 많은 동반 득점을 터트린 듀오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자타공인 '월드 클래스' 공격수인 케인이지만, 문제는 트로피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리그컵 결승전에서 모두 패했고, 리그 최고 성적도 2위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넘게 뛰었지만, 우승 경력은 단 하나도 없다.
케인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3년이나 남아 있는 계약 기간(2024년 여름)에 발목을 잡혀 팀에 남았다. 다행히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이후 극적으로 4위를 차지했고, 희망을 본 케인도 더 이상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기대와 달리 토트넘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제대로 된 수비 보강에 실패한 토트넘은 처참한 경기력 끝에 5위 자리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콘테 감독도 대놓고 지금 토트넘은 우승을 꿈꿀 수 없는 팀이라고 못을 박았다.
끝내 케인도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인은 PL 역대 최다 득점 3위(198골)로 1위 앨런 시어러(260골)를 추격하고 있다. 그는 이전부터 몇 번씩이나 시어러를 넘고 싶다고 밝혀온 만큼, PL 내 이적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케인과 재계약을 원하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텐 하흐 감독이 잉글랜드 주장 케인을 원하고 있다. 맨유 보드진은 이미 케인 영입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기쁘게도 그 역시 맨유 이적에 열려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도 케인과 이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매체는 "토트넘이 이번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는지, 특히 UCL 진출권 획득 여부가 케인을 설득하는 데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토트넘은 케인에게 8500만 파운드(약 1301억 원)가 넘는 가격표를 붙일 예정이다. 맨유는 PL 내 라이벌 팀인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케인이 오는 여름 토트넘을 떠난다면, '손케 듀오'는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끝을 맞게 된다. 두 선수로 대표됐던 토트넘의 최전성기도 저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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