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 치러진 제76회 SeAH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처음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강세가 예상됐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과 WTT 컨텐더 등 국제대회에 연이어 출전한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 누수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번 대회 여자부 경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모든 종목을 휩쓸었다. 가장 먼저 끝난 여자복식을 양하은-유한나 조가 우승했고, 이어진 여자단식 역시 양한나와 유한나가 1, 2위를 나눠갔다. 혼합복식마저도 점령했다.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과 짝을 이룬 김나영이 박경태(보람할렐루야)와 같이 뛴 유한나를 결승에서 꺾고 1, 2위로 도열했다.
마지막 경기였던 단체전도 이변은 없었다. 이은혜, 김하영 두 귀화에이스를 앞세운 대한항공이 만만찮게 도전해왔으나 개인전을 휩쓴 강자들이 틈을 보이지 않았다. 양하은-유한나 조가 우승 기세를 바탕으로 첫 매치에서 기선을 잡았고, 3매치와 4매치 단식도 유한나와 양하은이 연승했다. 대한항공은 이은혜가 김나영과의 2매치 맞대결을 이겼지만, 그 이상의 승점은 쌓지 못했다. 승부처였던 4매치 에이스대결에서 이은혜를 누른 직후 번쩍 치켜든 양하은의 두 손이 결국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개인단·복식 우승자 양하은은 3관왕!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8년, 2019년 2연패했던 72회, 73회 대회에 이어 4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다시 밟았다. 포스코는 2016년 70회 대회 때도 우승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는 2011년 창단한 포스코(파워→에너지→인터내셔널)의 네 번째 단체전 우승이다. 이번 대회는 특히 가져갈 수 있는 우승컵이란 우승컵을 모두 가져가면서 그 기쁨이 더했다.
시즌 초 정식으로 감독 발령을 받아 의욕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전혜경 감독은 우승 직후 “팀 이름이 바뀐 첫 대회, 그것도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 전 종목을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면서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유한나, 김나영 등 어린 선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줬고, 특히 양하은이 맏언니로서 버텨주면서 큰 힘이 되어줬다. 고생한 선수들과 당연히 기쁨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가 증명하는 것처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최강팀이다. 전력누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각 팀이 정상적으로 부딪쳤다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전혜경 감독은 최강팀으로서의 역할도 강조했다.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로 키워가는 것이 최강팀으로서의 당연한 목표”라면서 “나영이나 한나 그 외의 선수들 모두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그게 포스코인터내셔널 여자탁구단의 지향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여자단체전 우승과 함께 제76회 SeAH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모든 막을 내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여자부 전 종목을 휩쓴 것처럼 남자부는 미래에셋증권이 모든 종목을 우승했다. 단식은 우형규, 복식은 박규현-오준성 조가 우승했다. 여자단식에서 9년 만에 챔피언에 복귀한 뒤 단체전 우승도 견인한 노장 양하은의 맹활약과 함께 남자부 미래에셋증권의 젊은 선수들도 각별한 인상을 남긴 대회가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