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의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KGC인삼공사 미들 블로커 정호영(22)이 폭풍 성장을 거듭 중이다. 데뷔 4번째 시즌을 맞아 잠재력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정호영은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17점으로 활약하며 인삼공사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4연패를 끊은 5위 인삼공사는 9승13패 승점 29점으로 봄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14일 현대건설전에서 6점에 그치며 상승세가 한 템포 끊긴 정호영. 하지만 2경기 연속 부진은 없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을 맞아 가공할 만한 높이와 타점으로 속공, 오픈 득점뿐만 아니라 블로킹도 4개를 잡아냈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이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호영이 코트를 지배한 인삼공사가 3~4세트를 쉽게 잡았다. 상대팀 이경수 페퍼저축은행 감독대행은 “엘리자벳의 공격은 어느 정도 잘 방어했는데 정호영에게 너무 많은 공격을 허용했다”고 패인을 꼽았다.
정호영은 경기 후 “연패를 끊어 너무 기쁘다. 남은 경기에서 팀의 도약 계기를 만든 것 같아 좋다”며 “현대건설전에서 조금 헤맸는데 오늘은 경기 초반부터 정신 차리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호영은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갈수록 공격 비중을 높이고 있다. 총 196득점은 개인 최다 기록. 지난 2019~2020시즌 전체 1순위 신인으로 입단한 뒤 4번째 시즌을 맞아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무릎 부상, 포지션 변경에 따른 적응으로 그동안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 시즌 폭풍 성장 중이다. 190cm 장신에 점프력도 좋아 높이는 V리그 넘버원이다.
하지만 고희진 인삼공사 감독은 정호영에게 지금보다 더 큰 활약을 바라고 있다. 고 감독은 “호영이한테 지금에 만족하지 말라고 했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 (미들 블로커 중) 호영이가 1~2번을 다툰다는 말을 듣게 하고 싶다. 호영이도 그런 욕심이 있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고, 한국 최고가 되기 위해 달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장 이소영도 정호영의 성장에 대해 “워낙 잘하는 선수이긴 한데 칭찬을 해주면…특유의 그게 있다”며 웃은 뒤 “내가 옆에서 뭐라 하는 편인데 호영이가 잘 성장하고 있어 고맙다.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며 고 감독처럼 분발을 바랐다.
정호영도 야간 연습을 자청해서 소화할 만큼 의욕이 넘친다. 그는 “야간에 세터 (염)혜선이 언니와 연습하면서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혜선 언니가 믿고 올려주는 만큼 잘 때려야 한다”며 “블로킹 리딩이나 연결, 수비 위치 잡는 것을 보완하고 싶다. 기록지에 나오지 않는 범실을 줄이는 것도 숙제다. (주전으로) 풀타임을 뛰는 게 처음이라 몸 관리도 잘해야 한다. 체력 운동도 하고, 약도 챙겨먹으면서 관리하는 중이다”는 말로 시즌 끝까지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