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파파’ 박항서 감독(64)이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 속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 원정에서 0-1로 졌다.
1차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2-3을 기록하며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이 만료되는 박항서 감독은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5년간 베트남 축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데 따른 축구 팬들의 고마움을 한 몸에 받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물론 우승트로피를 팬들에게 안겼으면 좋았겠지만, 박항서 감독의 ‘고별 대회’에 팬들은 초점을 맞춘 듯한 분위기가 이곳저곳에서 감지됐다.
1차전부터 박항서 감독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려는 팬들이 경기장 주변으로 모였다.
한 팬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5년의 여정’ 한국어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또 다른 팬은 박항서 감독의 ‘미니 동상’을 손에 들고 있었다.
2차전 태국 원정을 앞두고도 베트남 팬들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던 박항서 감독에게 힘을 줬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을 응원하기 위해 태국 현지에 3000여 명의 베트남 팬들이 운집했다. 2차전이 열리기 전 베트남 축구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축구팬들이 박항서 감독과 대표팀 응원을 위해 태국으로 향한다. 태국 현지에서 합류한 팬들까지 합치면 예상하기 힘든 숫자”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면서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있다. 박항서 감독 지휘 하에 베트남 축구가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2017년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이끌어냈다. 여기에 2019년 아시안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호성적을 추가했다.
아름다운 이별을 한 박항서 감독도 끝까지 베트남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태국과 2차전 후 “이젠 팬으로서 베트남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겠다.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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