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6) 감독이 베트남 축구와 결별을 공식화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2-3으로 패해 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과 5년 동안 이어졌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됐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원정에도 불구 경기장을 돌았다.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베트남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VTC 뉴스'에 따르면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알렉산드레 푈킹 감독과 태국 대표팀의 우승을 축하한다. 팬들에게 줄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번 경기 결과는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랬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팬들이 그들을 비난하는 대신 계속 그들을 격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이 앞으로 태국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다음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고 본다. 베트남 대표팀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면서 "이제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베트남팀 감독이 아니다. 나는 열렬한 팬이 될 것이다. 영원히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을 5년 동안 이끌며 후회는 없었나'라는 질문에 박 감독은 "지난 5년 동안 나는 큰 용기를 얻었다. 감독으로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앞으로 선수들과 더 이상 동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5년간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한 만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렇게 떠나고 더 이상 베트남 대표팀 감독직을 맡지 않는 것, 더 이상 선수들과 함께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5년 동안 베트남을 이끌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는 "팀 의무실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경기했던 순간"이라고 돌아봤다. 박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수 선수들의 다리를 마사지하는 모습이 알려졌다.
박 감독은 '후회하는 것이 더 있나,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라는 질문에 "두가지 모두 그렇다. 나는 우승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내가 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반성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별은 우리가 많은 것을 바꿔야 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헤어지지만 고통을 견뎌야 한다. 내가 다치게 한 사람들이 있는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도 알고 싶다. 나는 내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인 슬픔이 있다면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내 성격은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대회가 끝났고 계약은 1월 31일 끝난다"면서 "이제 회사와 대표, 가족들과 미래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다. 내가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는 축구만 할 것"이라고 밝혀 계속 축구계에 남아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