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아담(29)과 주민규(33, 이상 울산)는 경쟁보다 조화를 먼저 떠올렸다.
울산현대는 지난 4일 "주민규가 거친 물살을 가르며 돌아왔다. 주민규의 영입으로 울산은 마틴 아담과 함께 공격진에 어마무시한 화기들을 보유하게 됐다"라며 주민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3년 고양 HiFC 미드필더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던 주민규는 서울 이랜드FC 감독이었던 마틴 레니 감독의 권유로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울산에는 확고한 공격수가 있다. 바로 마틴 아담이다. 지난 시즌 마틴 아담은 리그 14경기에 출전해 9골 4도움을 기록, 총 13개의 공격 포인트를 뽑아내며 17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주전 공격수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두 선수다. 주민규와 마틴 아담, 둘 중 누가 선발로 나서더라도 상대하는 팀의 수비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둘의 존재가 무서운 진짜 이유는 두 선수 모두 경쟁보다는 '공존'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울산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나선 주민규는 "울산은 항상 좋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항상 경쟁해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핵심은 그다음에 나온 말이다. 주민규는 "그 속에서 공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강팀이 되고 우승이 가능하다. 경쟁은 하되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한 경기 한 경기 나아가야 한다. 아직은 경쟁보다 공존, 조화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민규를 비롯해 홍명보 감독, 김영권, 정승현의 1부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울산의 외국인 선수들이 뒤이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마틴 아담은 주민규와 똑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마틴 아담은 "새로운 선수가 영입되는 것은 프로축구에서 당연한 일이다.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득점왕이 되는 건 이와 관련 없다. 주민규 선수와 새로운 조화를 이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규를) 아직 잘 모르지만, 같이 훈련하고 있다. 모든 팀원들, 주민규 선수와 따로 연습하면서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잘 맞을 것"이라며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조화를 이룰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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