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D리그 팀도 제대로 없는데?’ 일본은 프로 유소년팀에서 스타발굴 [일본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1.16 10: 18

일본프로농구의 유소년선수 조기육성 시스템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프로농구 B리그는 14일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에 위치한 아다스트리아 미토 아레나에서 ‘B리그 올스타전 2023’을 개최했다. B리그 블랙이 화이트를 127-123으로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다.
메인 이벤트에 앞서 인상적인 경기가 열렸다. B리그 U18 선수들이 동부 대 서부로 나눠 올스타전을 치렀다. 앞으로 일본농구를 빛낼 미래의 스타들이 경기를 했다. 동부가 서부를 86-76으로 이겼다. 18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만원관중이 가득찬 올스타 무대에 선 것만 해도 엄청난 경험이었다.

[사진] 미토(일본)=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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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스타선수들이 어린이팬에게 직접 선물을 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광경도 인상적이었다.
일본프로농구는 1부리그부터 3부리그까지 총 54팀이 있다. 이들은 유럽축구처럼 U15와 U18 연령별 유소년팀을 의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B리그 출범단계부터 일본프로축구 J리그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역대 최연소 성인프로선수 아키라 제이콥스(19)가 탄생하며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나이에 이미 성인프로팀에서 뛰는 선수가 나온 것이다. 현재 B리그 어시스트 1위를 달리며 최고 포인트가드를 다투는 가와무라 유키 역시 22세에 불과하다. 가와무라는 조만간 FA자격을 얻어 연봉 1억 엔(약 9억 5천만 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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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나라 선수들도 재능이 있다. 송교창 같은 초고교급 선수가 나온다. 하지만 송교창은 시스템이 키워낸 선수가 아닌 돌연변이다. 또한 고등학교 선수가 대학을 거르고 프로에 조기진출하기에 큰 부담이 따른다. 일본은 마치 공장처럼 재능있는 선수들을 대량으로 발굴해 고속성장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크다. 어린 나이에 체계적인 농구를 배우고 돈도 일찍 벌 수 있어 선수들의 의욕도 하늘과 땅 차이다.
일본농구 육성의 비밀을 엿볼 기회가 있었다.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U18 올스타 캠프가 열렸다. B리그에서 가장 잘한다는 U18 선수들이 모여 프로코치들에게 지도를 받는 훈련장이었다. 24명의 선수들이 네 명의 코치에게 진지하게 부분전술을 배웠다. 훈련장 시설도 코트 두 면을 동시에 썼다.
[사진] 미토(일본)=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우츠노미야에서 뛰는 양재민은 선수들의 멘토로 참여했다. B리그 성인팀 올스타 선수가 훈련장에 왔다는 사실에 유소년 선수들이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우츠노미야 U18팀에서 뛰는 후지이 다이(18)에게 양재민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양재민은 “솔직히 제가 청소년일때는 이렇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일본농구의 이런 환경이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멘토인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 매튜 라이트(32, 교토)는 “여러분들은 일본농구의 미래다. 여기서 하치무라처럼 NBA에서 뛰는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미토(일본)=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기자가 봤을 때 일본 U18 선수들은 개인기가 탄탄했다. 반면 최장신 선수가 195cm일 정도로 사이즈는 작았다. 비슷한 또래에 한국은 200cm 넘는 선수들이 있다. 한국선수들이 인구수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재능이 출중하다. 하지만 이들을 제대로 키워낼 시스템이 없다.
한국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선수지원 부족으로 갈수록 아마추어 농구의 선수층이 얕아지고 있다. 지방농구부에서는 5-6명으로 대회를 치르는 경우도 흔하다. 이마저 버티지 못하고 폐부되는 학교도 늘어가고 있다. KBL도 지역연고선수 우선지명제, 장신선수 발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유소년팀은 고사하고 2군 D리그팀 조차 모든 팀들이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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